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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로맨틱펀치의 강력한 한 방 “뭘 좀 알고 말해”
입력 2013-08-12 10:49 
[MBN스타 박정선 기자] 인터뷰 따위엔 관심조차 없는 듯 자기들끼리 잡담을 나누고 딴소리를 해댄다. 그러면서도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인다.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음악에 있어서는 확실한 소신을 드러냈다.
연륜에서 묻어나는 유려한 말솜씨로 음악과 무대에 대한 자부심을 어필했다. 지금 활동하는 밴드들을 보면 모두 서른이 넘었다. 연륜은 무시할 수 없다”며 은근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왼쪽부터 레이지(기타), 배인혁(보컬), 하나(베이스), 콘치(기타), 트리키(드럼)
30대라는 나이에 ‘인디계의 악동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의연한 반응이었다.

우리가 ‘악동으로 불린다는 것도 며칠 전에 처음 들었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다. 우리가 무대에서 에너지 넘치고, 거칠 것 없는 행동을 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게 아닐까?”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맨틱펀치는 2002년 처음 만나 2003년 ‘워시더디시즈(워디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2009년 새로운 드러머(트리키)를 영입하고 로맨틱펀치라는 이름으로 온갖 공연과 방송을 누볐다. 1000회 이상의 버스킹 공연을 비롯해 각종 페스티벌도 모자라 최근에는 KBS2 ‘탑밴드2, Mnet ‘밴드의 시대 등에서 주목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탑밴드2에서는 준우승을, ‘밴드의 시대에서는 결승까지 올랐다.

팀이 와해될 위기도 있었다. 밴드 활동보다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에 더욱 비중이 커질 시기, 이들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내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음반을 만들고 유통할 자본이 부족해 또 한 번 좌절했다. 이때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며 다가온 지금의 소속사 퀸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구세주를 만났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다시 의기를 다진 로맨틱펀치는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던 ‘탑밴드2에서와는 달리 ‘밴드의 시대 당시에는 가능성이 보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평소 인디 공연에서는 큰 퍼포먼스를 꾸미기가 힘들었는데 방송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던 판타지(스케일이 큰 퍼포먼스)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승도)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 좋게(?) 떨어졌다(웃음). 그래도 지인들도 그렇고 현장 반응 자체는 우리 무대가 제일 좋았다고 하더라.”

방송을 통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로맨틱펀치지만 이들은 여전히 공연에 애착을 보였다. 곡을 쓰면서도 ‘라이브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시작한다고 했다.

무대에 오르면 우리끼리 정해진 룰 안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경기를 하는 느낌이다. 일종의 스포츠 경기 같은…. 땀도 흘리고 최선을 다해서 그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열정을 쏟고 내려온다.”
관객들의 반응은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 관객들은 항상 재미있게 놀다가는 것 같다. 부탁하고 싶은 건 하나 있다. 요즘엔 관객들이 다양해졌는데 무대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고 무작정 평가만 하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 같은 로맨틱펀치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최근 발매된 정규2집 ‘글램 슬램(Glam Slam)이다.
타이틀곡 ‘TGIF는 트랜디한 성향의 음악 속에서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함과 동시에 로큰롤의 본질까지 놓치지 않고 있으며,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듣는 재미를 더한 곡이다. 이 밖에도 앨범 타이틀과 같은 이름인 진보의 하드록 ‘글램 슬램과 ‘아직은 아냐 ‘드림 온(Dream On) 등 로맨틱 펀치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앨범이 가득 채워져 있다.

기본적으로 로큰롤을 추구하지만 한계를 두지는 않는다. 로큰롤에서 파생되어 나올 수 있는 모든 음악을 하려고 한다. 이번 앨범도 들어보면 다들 알겠지만 장르를 구분 짓지 않았다. 굳이 얘기하자면 음악은 듣기 좋은 음악, 공연할 때는 공연하기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실제 이들은 현재 인디밴드 시장에서 흥행성과 음악성 두 가지 모두 겸비한 핫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들의 뻔뻔하다 싶을 정도의 자신감에 분명한 이유가 존재함을 알 것이다.

음반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정말 제대로 들어주셨으면 한다. 한두 번 듣고 대충 평가를 내리지 말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팬들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마지막으로 로맨틱펀치라는 이름에 맞게 부드럽지만 강한 한 마디를 부탁했더니 인터뷰 내내 말을 아끼던 트리키가 나섰다. 그는 장난스럽지만 뼈 있는 한마디를 끝으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뭘 좀 알고 말해”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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