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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넘보는 김승규, 물오른 ‘닥공’을 만나다
입력 2013-08-09 14:58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근래 가장 ‘핫한 골키퍼인 울산의 김승규가 10일 오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22라운드에서 ‘닥공 본색을 되찾은 전북을 만난다.
흥미로운 만남이다. 홍명보호 2기에 승선해 ‘아성에 가까웠던 정성룡 골키퍼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김승규로서는 대표팀 소집 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자기 스스로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골키퍼 김승규가 소집 직전에 한창 물오른 전북현대를 만난다. ‘닥공을 상대로도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면, 대표팀 수문장 장갑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사진= MK스포츠 DB
김승규는 K리그 클래식 14개 클럽의 주전급 골키퍼들 중에서 가장 짠 방어를 선보이고 있다. 18경기에 출전해 14골만을 허용한 김승규의 실점률은 경기당 0.78로 제일 낮다. 그 뒤를 리그 선두 포항의 신화용(17경기 14골/0.82)과 전북의 철인 수문장 최은성(14경기 13골/0.93)이 따르고 있다. 0점대는 세 선수뿐이다. 대표팀 No.1 골리 정성룡은 19경기에서 23골을 내줬다. 김승규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최근 7경기에서 5승2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울산의 상승세에는 김승규의 공이 상당히 크다. 지난 6월30일 서울과의 15라운드에서의 2-0을 시작으로 지난 3일 21라운드까지 모두 울산의 골문을 지킨 김승규는 7경기에서 4골만을 허용했다. 그중 무실점 경기가 4경기다. 지난 라운드 인천 원정에서 2골을 내준 것이 옥에 티일 뿐이다.

K리그에서의 맹활약은 곧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호출로 이어졌다. K리그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담백한 평가를 받으며 오는 14일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 멤버로 발탁된 김승규는 지금껏 난공불락 이미지가 강했던 선배 정성룡의 자리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름값과 경험치를 뺀다면, 현재의 전투력으로는 전혀 밀릴 것 없다.
때문에 전북과의 경기가 중요하다. 오는 12일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펼쳐지는 K리그 경기임을 감안할 때 홍명보 감독의 눈을 의식해서도, 스스로의 자신감을 위해서도 전북전을 잘 마쳐야한다. 흥미롭게도, 현재 전북의 공격력이 너무 매섭다.
최강희 감독 복귀 이후 전북은 7승1무1패를 달리고 있다. 확실한 상승세다. 그 상승세의 힘은 전북을 상징하는 공격력에서 나왔다. 최근 2경기에서는 무려 11골을 뽑아냈다. 지난 4일 강원과의 정규리그 21라운드에서 4골(4-1)을 터뜨렸던 전북은 7일 수원FC와의 FA컵 8강에서는 무려 7골(7-2)을 폭발시키며 ‘닥공다운 화끈함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기세등등이다.
가장 날카로운 창과 가장 단단한 방패가 만나는 격이다. 이동국을 비롯한 전북의 공격수와 물오른 골키퍼 김승규의 대결이 성패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커스는 결국 김승규다. ‘닥공 전북을 상대로도 철벽방어를 선보인다면, 늘상 정성룡이 끼고 있더 대표팀 장갑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까지 울산의 주전 골키퍼는 김영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김승규다. 실력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대표팀이라고 크게 다를 것 없다. 잘하는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먼저 ‘닥공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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