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어느덧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6시즌 째를 소화하고 있는 데얀이다. 터줏대감이다. 언젠가부터 데얀은 FC서울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07년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던 데얀은 그해 36경기에서 19골을 터뜨리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펼쳤다. 이듬해 서울로 이적한 데얀은 2008년부터 15골-14골-19골-24골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마의 고지로 여겨졌던 30골(31골)을 넘어섰다. 2011년과 2012년 거푸 최다득점자 자리를 차지한 데얀은 K리그 30년 역사 속에 유일한 득점왕 2연패의 주인공이다.
그가 펄펄 날았던 때 당연히 FC서울의 성적이 좋았다. 2010년 FC서울이 우승할 때 데얀은 19골을 넣으면서 도움도 10개나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데얀의 31골이 FC서울 정상등극에 중요한 동력이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데얀이 없는 FC서울의 전방은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 됐고, 다른 팀 수비수들은 데얀이 있는 FC서울의 전방이 늘 부담스러웠다. ‘데얀은 대안이 없다는 우스개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때문에 데얀이 없는 상황에서 혹은 데얀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거둔 FC서울의 5연승은 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얀은 지난 6월23일 부산아이파크전 이후 오래도록 필드를 떠나있었다. 왼쪽 종아리 부상에 시달렸다.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던 데얀이기에 5경기에나 출전하지 못했던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부담이 컸다. 이런 적이 없었던 까닭이다.
엎친 데 덮쳐 데얀이 빠지고 나서 첫 2경기를 모두 패했다. 6월30일 울산 원정에서 0-2, 7월3일 포항 원정에서 0-1로 패하자 분위기가 자못 심각해졌다. 실점한 것도 문제나 골이 없는 것에 더 주목했다. 아무래도 데얀의 공백은 커보였고, 기다렸다는 듯 서울은 데얀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맞물려 나왔다. 여러모로 좋을 것 없는 상황이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썩 달가울 것 없는 상황이고, 그 빈자리 때문에 곧바로 성패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좋을 것 없었다. 그 영향이 나쁜 영향이니 길어져서는 곤란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전화위복이었다. 데얀이 진짜 없어지자 대안이 나왔다.
FC서울은 2연패 뒤 7일 성남전(3-0), 13일 전남전(2-1), 16일 강원전(1-0) 등 데얀이 없던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김진규가 3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경기 막판에 골이 터지는 빈도가 늘었다. 세트피스에 가담한 수비수들의 득점이나 종료직전 골 모두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서울의 상승세는 데얀이 돌아온 뒤에도 이어졌다. 특히 제주와 수원이라는 강호를 상대로 연승을 이었다는 것이 더 반갑다. 두 경기에서 데얀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두 경기에서도 수비수들이 빛났다. 제주전(1-0)에서는 아디가 결승골의 주인공이었고, 지난 3일 수원과의 슈퍼매치 승리(2-1) 역시 아디와 김진규가 1골씩 뽑은 덕분이다. 제주전에서 87분, 수원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데얀은 아직 정상적인 몸놀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2연승을 추가한 FC서울은 도합 5연승으로 어느새 리그 4위까지 발돋움했다.
FC서울에게 ‘데얀 없는 5연승은 꽤 의미 있다. 앞서 언급했듯 데얀의 의존도를 줄였다는 데 일단 의의가 있다.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라던 데얀(그리고 몰리나)이었으나 시나브로 알면 막는 수준이 됐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데얀에게 많이 기대서는 좋은 답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뜻 데얀을 빼긴 어려웠다. 그런 와중,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하게 데얀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FC서울 입장에서 좋은 실험이었다.
실험의 결과도 꽤 좋았다. 데얀 없이도 연승가도를 달렸으니 다른 선수들이 가질 자신감이 꽤 크다. 데얀도, 내가 절대적이지 않구나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후자의 의미도 상당히 크다. 이 의미의 가치가 더 커지려면, 결국 다시 데얀이 주포로 돌아와야 한다.
골을 넣어줄 사람이 있는데 득점루트가 다양한 것과 없어서 불가피하게 길이 퍼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결국 데얀이 골잡이다운 면모를 찾으면서 다른 선수들의 지원사격이 있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따라서, 몸도 마음도 근질거렸을 데얀의 컴백이 또 FC서울로는 반갑다.
현재 FC서울은 되는 집안에 가깝다. 득점왕 2연패에 빛나는 간판 공격수가 부상인데도 5연승이고, 그 5연승 동안 골을 터뜨린 이들은 거의 수비수였다. 여기까지는 ‘운이 따른 영향이 적잖다. 이젠 ‘실력도 보여줄 참이다. FC서울의 후반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lastuncle@maekyung.com]
2007년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던 데얀은 그해 36경기에서 19골을 터뜨리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펼쳤다. 이듬해 서울로 이적한 데얀은 2008년부터 15골-14골-19골-24골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마의 고지로 여겨졌던 30골(31골)을 넘어섰다. 2011년과 2012년 거푸 최다득점자 자리를 차지한 데얀은 K리그 30년 역사 속에 유일한 득점왕 2연패의 주인공이다.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데얀이 빠진 상황에서도 FC서울은 5연승을 질주했다. 의미와 가치가 꽤나 크다 사진= MK스포츠 DB |
데얀이 없는 FC서울의 전방은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 됐고, 다른 팀 수비수들은 데얀이 있는 FC서울의 전방이 늘 부담스러웠다. ‘데얀은 대안이 없다는 우스개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때문에 데얀이 없는 상황에서 혹은 데얀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거둔 FC서울의 5연승은 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얀은 지난 6월23일 부산아이파크전 이후 오래도록 필드를 떠나있었다. 왼쪽 종아리 부상에 시달렸다.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던 데얀이기에 5경기에나 출전하지 못했던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부담이 컸다. 이런 적이 없었던 까닭이다.
엎친 데 덮쳐 데얀이 빠지고 나서 첫 2경기를 모두 패했다. 6월30일 울산 원정에서 0-2, 7월3일 포항 원정에서 0-1로 패하자 분위기가 자못 심각해졌다. 실점한 것도 문제나 골이 없는 것에 더 주목했다. 아무래도 데얀의 공백은 커보였고, 기다렸다는 듯 서울은 데얀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맞물려 나왔다. 여러모로 좋을 것 없는 상황이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썩 달가울 것 없는 상황이고, 그 빈자리 때문에 곧바로 성패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좋을 것 없었다. 그 영향이 나쁜 영향이니 길어져서는 곤란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전화위복이었다. 데얀이 진짜 없어지자 대안이 나왔다.
FC서울은 2연패 뒤 7일 성남전(3-0), 13일 전남전(2-1), 16일 강원전(1-0) 등 데얀이 없던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김진규가 3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경기 막판에 골이 터지는 빈도가 늘었다. 세트피스에 가담한 수비수들의 득점이나 종료직전 골 모두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서울의 상승세는 데얀이 돌아온 뒤에도 이어졌다. 특히 제주와 수원이라는 강호를 상대로 연승을 이었다는 것이 더 반갑다. 두 경기에서 데얀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두 경기에서도 수비수들이 빛났다. 제주전(1-0)에서는 아디가 결승골의 주인공이었고, 지난 3일 수원과의 슈퍼매치 승리(2-1) 역시 아디와 김진규가 1골씩 뽑은 덕분이다. 제주전에서 87분, 수원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데얀은 아직 정상적인 몸놀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2연승을 추가한 FC서울은 도합 5연승으로 어느새 리그 4위까지 발돋움했다.
FC서울에게 ‘데얀 없는 5연승은 꽤 의미 있다. 앞서 언급했듯 데얀의 의존도를 줄였다는 데 일단 의의가 있다.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라던 데얀(그리고 몰리나)이었으나 시나브로 알면 막는 수준이 됐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데얀에게 많이 기대서는 좋은 답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뜻 데얀을 빼긴 어려웠다. 그런 와중,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하게 데얀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FC서울 입장에서 좋은 실험이었다.
실험의 결과도 꽤 좋았다. 데얀 없이도 연승가도를 달렸으니 다른 선수들이 가질 자신감이 꽤 크다. 데얀도, 내가 절대적이지 않구나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후자의 의미도 상당히 크다. 이 의미의 가치가 더 커지려면, 결국 다시 데얀이 주포로 돌아와야 한다.
골을 넣어줄 사람이 있는데 득점루트가 다양한 것과 없어서 불가피하게 길이 퍼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결국 데얀이 골잡이다운 면모를 찾으면서 다른 선수들의 지원사격이 있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따라서, 몸도 마음도 근질거렸을 데얀의 컴백이 또 FC서울로는 반갑다.
현재 FC서울은 되는 집안에 가깝다. 득점왕 2연패에 빛나는 간판 공격수가 부상인데도 5연승이고, 그 5연승 동안 골을 터뜨린 이들은 거의 수비수였다. 여기까지는 ‘운이 따른 영향이 적잖다. 이젠 ‘실력도 보여줄 참이다. FC서울의 후반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