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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교차’ 정성훈, 실책 지운 집념의 사나이
입력 2013-08-04 22:01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정성훈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수차례 희비가 교차됐다. 울고 웃고 울고 또 웃은 날이었다.

LG 트윈스 정성훈이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2회초 결정적 실책을 저지른 뒤 자책하고 있다. 이후 정성훈은 실책을 만회한 집중력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정성훈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0-0으로 맞선 2회초 수비. 힘겨루기를 하던 초반 승부가 중요했다. 하지만 정성훈은 선발 류제국의 어깨를 무겁게 만든 결정적 실책을 저질렀다.
류제국은 무사 2루 위기서 박석민을 평범한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정성훈은 발이 아닌 백핸드로 커버를 하려다 공을 흘렸다. 1사 2루에 그쳐야 할 상황이 무사 2, 3루 위기로 바뀌었다. 결국 류제국은 정성훈의 실책을 빌미로 2실점했다. 정성훈은 고개를 숙였다.
정성훈은 결정적 실책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2회말 타석 때 눈빛부터 달랐다. 1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정성훈은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좌익수 선상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개인 통산 300번째 2루타(역대 10호)를 작성한 순간이었다.

2회 실책에 대한 만회로는 부족했을까. 정성훈은 의욕이 앞섰다. 오지환 타석 때 상대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진갑용의 시야에 딱 걸렸다. 그대로 포스 아웃. 동점 찬스를 아쉽게 날리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정성훈은 정의윤의 솔로포로 2-2 동점을 만든 4회말 무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내 1루 주자 이병규(9번)를 3루까지 보내는 팀 배팅을 확실하게 해냈다. 이어 오지환의 병살타가 나왔지만, 이병규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정성훈의 안타가 결정적이었다.
정성훈은 승부처였던 6회말에도 장원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장원삼을 크게 흔들리게 만든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정성훈은 윤요섭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보탰다. LG는 6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7-3으로 크게 앞섰다.
정성훈은 7회에도 안타를 보태 이날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LG도 삼성과 치열한 접전 끝에 7-6으로 앞선 8회말 윤요섭의 쐐기 투런포로 9-6 승리를 거둬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정성훈은 결정적 실책으로 류제국의 시즌 5승을 돕지 못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끈 의지의 남자였다. 정성훈은 초반에 내 수비 실수를 어떻게 해서든 만회하려고 좀 더 경기에 집중했다.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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