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 결국 빨간 딱지가 붙었습니다.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은 과연 환수될 수 있을까요? 그런 가운데 국정원의 정치 개입으로 시작된 여야 공방이 대선 불복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모시고 자세한 말씀 나누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어제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류가 있었습니다. 왜 이제야..지금까지 추징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제가 알기론 전두환 추징법이라는 것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전두환 추징법이라는 것은 소급법 아닌가요. 소급법은 헌법에 위반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그 전 DJ 정권이나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적인 법 테두리 내에서 하려고 했기 때문에 한계에 도달한 거고. 결국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하는 건데 전두환 대통령이 한 것이 반민주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우리도 반민주적으로 재산 뺐겠다고 하면 막가자는 거죠.
▶ 전두환 추징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씀이시죠?
-제가 전두환 대통령 일가에 부탁 말씀을 준비해 왔어요. 1조에 가까운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1700억의 추징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정당하지 않은 거죠. 사실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건데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이나 처남한테 아버지와 누나를 위해서라도, 역사에 전 대통령 가문이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가족들이 갚아야 합니다. 왜 갚아야 되는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후손들이 어떤 수모를 겪고 살 것인가를 생각 한다면.. 일제 매국행위를 한 조상으로 인해서 후손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습니까.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손녀들, 자식들, 그 사람들 이름에 대대로 붙어 다닌다고요. 아버지, 삼촌, 이런 분들이 1조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할아버지 돈 1700억을 갚지 않아서 당하게 될 수모를 생각해야 돼요. 그래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추징금을 바로 갚아야 돼요. 후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갚아야 돼요. 갚지 않으면 10년 20년 후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겁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아니면 후손을 위해서라도 1700억 원은 바로 갚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 문제로 인해서 안게 되는 모든 문제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자유로워집니다.
▶ 이 말씀을 꼭 좀 새겨들으셨으면 좋겠는데요.
-전두환 추징법과 다른 것을 연결시켜서 말씀드릴게요. 최근에 학교 폭력 문제가 있어서 피해학생 부모들이 심부름센터에 시켜서 보복 행위를 하죠. 정당하다고 생각하세요? 또 4.19 당시 발포 명령을 내려서 구속된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 분들이 가벼운 징역형을 받았고 그래서 학생들이 데모도 했죠. 그런 과정에서 5.16 군사 혁명이 났는데요. 이미 재판을 한 번 받은 사람을 군사재판소에서 사형선고 내리고 바로 처형했습니다. 제가 볼 땐 5.16 당시 박정희 장군의 군사재판소에서 최인규씨를 처형한 것이 정당하다면 소급법이 정당한 것이고, 심부름센터 시켜서 폭력 학생을 보복한 것이 정당한 것이고, 박정희 당시 장군의 행위가 초법적이었다면 이번 소급법 역시도 초법적인 겁니다. 전두환 대통령의 행위 자체도 부끄러운 행위지만 저는 이런 추징법을 소급하고 제정하는 정치권과 국회도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검사들이 돈을 찾을 길이 없고 증명할 길이 없다면 그 사람이 무능한 거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하다못해 몇 십 년을 뒤져서라도 합니다. 모든 힘을 쏟아서 검찰이 하는 건데 결국 검찰이 못하고 정치권에 부담을 준 거 아니에요. 정치권이 민주적인 방법을 할 수 없으면 우린 민주주의 국가니까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전두환 대통령이 잘했다는 게 아니에요. 정말 잘못했죠. 추징법을 만들어서 전두환 일가에 대한 조사 등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지금 당장은 기분 좋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아셔야 돼요. 예를 들어 앞으로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 진 모르지만 종북 좌파가 들어와서 소급법 만들고 추징법 만들어서 이 사람 저 사람 아무나 재산 뺐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벌써 소급법 해놨는데 우리도 소급법 만들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스스로 추징금을 납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사실 전두환 대통령으로선 기분 나쁘죠. 대통령으로선 모든 혜택을 다 뺏겼잖아요. 전두환은 우리 사회에 불가촉천민처럼 되어 버렸다고요. 그 사람이 조금도 존경을 못 받고 있어요. 우리가 사회적으로 대접해줄 만큼 하면서 돈을 내라고 할 땐 기분이 좋아서라도 낼 수 있어요. 그런데 쓰레기 식으로 취급하면서 돈 내라고 하니까 낸들 뭣하겠어요. ‘저 나쁜 놈, 돈 숨겨놓고 아직도 안 내고 있었네. 내도 욕먹고 안 내도 욕먹는 거예요. 그렇다면 뭣 하러 내겠어요. 우리 사회가 편협한 거죠. 그래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선 내도 욕먹고 안내도 욕먹는데 왜 내느냐, 이렇게 되는 거고.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당신의 손자 손녀들을 생각해봐서라도 안 낼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래서 제가 처음에 그 이야기를 한 거예요.
▶ 이번 추징법에 근거해서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는데 의지는 어떻게 보십니까?
-잘못된 법에 의거해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폭거를 하는 건데 그것에 대해서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게 잘못되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런 수사를 하도록 승인을 하고 있는 법 자체가 잘못된 건데요. 그런데 제가 이것에 대해서 잘했다 못했다 얘기할 이유가 없는 거죠.
▶ 최근 정치권 현안을 짧게 여쭤보겠습니다. 민주당 일부에서 대선 불복을 내비치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두 가지 시각으로 보셔야 돼요. 예를 들어서 이해찬 씨가 막말한 것과 홍익표 의원이 막말한 것엔 차원이 다른 점이 있습니다. 홍익표 의원이 막말한 것은 그 막말을 함으로써 자기의 당내 위치, 친노파에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 한 것으로 들리고, 이해찬 씨가 그 말을 한 것은 친노한테 우리가 갈 데 없으니 뭉쳐서 입지를 만들어야 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