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mk포토] 감출 수 없는 타격본능 '나 베이브류스 류현진이야!'
입력 2013-07-17 07:04 

투수를 영입했는데 타자가 덤으로 왔다는 유머가 가볍게 만은 들리지 않는다. 루키시즌을 맞이 한 류현진은 한국에서 감춰왔던 타격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것도 괴물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말이다.
동산고 4번타자에서 LA 다저스 타자로 변신한 류현진의 주요 몇 경기를 다시 살펴 봤다.

1. 휘두르면 맞는다. 3타수 3안타.
4월 14일 류현진은 애리조나 원정길에 올랐다. 애리조나의 선발은 다저스와 악연이 깊은 이안 케네디.

3회초 무사 1루 첫타석에 들어 선 류현진은 케네디가 던진 세번째 직구에 배트를 휘둘렀다. 우전안타. 가볍게 휘두른 배트의 중심에 공이 정확히 맞으며 류현진은 첫 2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다음 타자 칼 크로포드가 안타를 날리며 류현진은 3루 안착에 성공.

두번째 타석. 이번에도 주자가 없는 5회초 무사. 류현진과 직구 승부에서 재미를 못 본 케네디는 상대 투수에게 커브를 섞으며 신중한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직구 타이밍을 기다리던 류현진의 배트는 여지없이 돌아갔고 중전안타를 만들어 냈다.

6회초 2사, 왜 류현진의 앞에는 주자가 없는것일까? 똑같이 주자 없는 상황에서 류현진은 이안 케네디의 직구에 또 배트를 휘둘렀다. 어김 없이 안타. 우전안타로 류현진은 경기 3안타를 기록했다. 눈 감고 휘둘러도 맞는다는 일년에 몇번 없는 그런 날이었다. 그것도 투수가... 이어 다음타자 칼 크로포드의 2루타로 3루까지 진루한 류현진은 2사 만루 상황에서 터진 맷 켐프의 안타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시즌 2승까지 성공한 류현진은 이날 4타수 3안타의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함께 팀내 3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치고

또 치고, 그냥 휘둘러도 맞는구나

크로포드의 안타에 3루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류현진, 한번에 두베이스는 왜 이리 힘든거야

맷 켐프의 안타에 득점까지

매팅리 감독은 투수를 영입했는데 타자는 덤으로 얻은 격

동료들은 불붙은 류현진의 방망이에 신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숨겨 왔던 나의~



2. 첫 타점의 시작
4월 30일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은 2회부터 자신의 타석이 돌아왔는데 2회말 무사 1, 2루.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타격 실력을 충분히 알고 있으나 무사의 득점찬스를 그대로 넘길 수 없었다. 작전은 희생번트. 그러나 이게 왠일! 충분한 번트 연습을 했던 류현진이 3루수 앞으로 공을 보내 버리고 말았다. 류현진의 번트타구를 잡은 콜로라도 놀란 아레나도는 유격수에게 송구, 병살로 연결되고 말았다. 하지만 다음타자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와 닉 푼토가 착실한 안타를 날리며 다저스는 2득점을 해 순식간에 4-1로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3회말 2사 1, 2루 류현진은 병살 만회의 기회를 잡았다. 2루에는 이디어, 1루에는 유리베가 나가 있는 상황. 2사인지라 류현진도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렸는데 파울로 공 세개를 걷어내며 7구의 승부끝에 우전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이디어는 홈을 밟으며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타석에 서기만 하면 이슈을 만들어 냈다.

3타수 1안타 1타점의 활약속에 류현진은 자신의 힘까지 보태 3승 달성에 성공했다.

희생번트에 병살이라니! 희생번트에 병살이라니! 애?J은 잔디만 발길질

매팅리 감독은 작전실패에 낙담한 류현진의 엉덩이를 두드려 준다

병살의 굴욕을 만회 할 또 한번의 찬스, 류현진은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3. 류현진 3루타 치는 소리? 말은 현실이 된다.
6월 13일 류현진은 3타수 3안타 좋은 추억의 상대 애리조나를 상대로 홈게임 마운드에 올랐다. 3회말 무사 1루 희생번트를 성공 시킨 류현진은 5회말 2사 3루 타석에 들어 섰다. 1-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애리조나 패트릭 코빈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직구 타이밍을 잡은 류현진. 우측으로 날아간 안타성 타구를 애리조나 우익수 제라르도 파라가 과욕을 부리며 슬라이딩했으나 공은 담장을 향해 굴러 갔다. 1루를 돌고 2루를 돌아 3루까지 도착한 류현진은 세이프를 확인한 후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기분 좋은 숨가쁨이 아닐 수 없다. 닉 푼토의 안타에 자신이 동점 득점을 올리고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안타에 역전을 성공하며 공격은 종료 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에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며 퀄리티 스타트와 3루타에 만족 할 수 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18게임 동안 36타수 8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 포함) 2득점 4타점 타율 0.222를 마크 중인 류현진. 타격을 함께 할 수 있는 내셔널리그가 어쩌면 그에게 잘 맞았을 수도 있다. 연습 때나 쉴 때 배트를 만지작 거리며 의욕을 보이던 류현진은 물 만난 고기나 다름 없었다. 투수인 류현진의 최종타율이 궁금한건 왜 일까?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 한희재 특파원 / byking@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