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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드러나는 김응용-한화의 `잘못된 만남`
입력 2013-07-15 17:07  | 수정 2013-07-15 18:25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의 전반기 1500승 돌파가 무산됐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있는 한화의 마음도 어둡다.
한화는 15일 현재 21승 1무 50패의 성적으로 승률 2할9푼6리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성적만으로는 팀 창단 이후 최저 승률에 가깝다. 빙그레 까지 포함한 이글스의 팀 최저 승률은 팀 창단 (1985년) 후 첫 1군에 진입한 1986년의 승률 2할9푼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 김응용 감독의 1500승 전반기 내 돌파는 무산됐다. 사진=MK스포츠 DB
‘승부사 김응용 감독의 1500승으로 상징되는 영광의 시간도 좀처럼 찾아오지 않고 있다. 2004년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9년만의 현장 복귀. 부임 당시만 해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했다. 하지만 오히려 1500승을 언제 거둘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 쪽이 더 컸다. 얼마 남지 않은 승수였기에 시즌 내 달성은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다. 10번의 한국 시리즈 우승이라는 빛이 더 조명을 받았다.
김 감독은 올해 1476승 1138패 65무로 시즌을 시작했다. 역대 승수 2위인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의 1234승과 비교해도 격차가 꽤 큰 통산 최다승 기록으로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경지다. 하지만 15일까지 21승을 추가하는데 그쳐 남은 2경기서 모두 승리해도 전반기 내에는 1500승을 달성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도 최근 몇 년 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의 전반기다. 시계태엽을 거꾸로 감아 지난 5년을 돌이켜 봐도 2012년 28승49패2무(승률 3할6푼4리)로 8위, 2011년 36승1무47패(승률 4할3푼4리)로 7위, 2010년 36승 56패(승률 3할9푼1리)로 8위, 2009년 29승56패 3무(승률 3할3푼) 8위를 기록한 지난 전반기 성적과 비교해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재 성적보다 더욱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점은 ‘소통과 ‘믿음의 부재다. 현재 모습은 부상자가 속출했던 2009년 최악의 전반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대부분 물갈이된 한화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의 궁합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만남이 되고 말았다. 특히 오랜 기간 현장을 떠나있었던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은 교감이 배제된 수직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포스트시즌식의 마운드 운용, 실책과 경기력을 매우 짧은 시간내 반영하는 감정적인 교체, 불분명한 보직구분 등은 한화 야구의 정체성은 물론 팬들의 신뢰 또한 져버리고 있는 상태다. 선수들의 경기력 역시 마찬가지다. 팀 역사상 최악의 평균자책점(5.73)을 기록 중인 마운드는 물론 타선 또한 최악 수준의 득점력을 기록 중이다. 뚜렷한 돌파구나,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안타까운 부분이다.
한화는 개막 최다 13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이후 4월 5승 14패 1무, 5월 9승 15패를 거두며 상당 부분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6월 5승14패, 7월 2승5패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라는 팀이 시즌을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최근 하락세와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화가 1986년 빙그레(0.290) 시절 기록한 구단 역사상 최저 승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역대 승률 3할 이하의 팀은 총 4팀이었다. 최저 승률인 1982년 삼미(0.188), 1986년 빙그레(0.290), 1999년 쌍방울(0.224), 2002년 롯데(0.265) 등 총 4팀으로 지금 한화의 경기력은 객관적으로 그들보다 특별히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대로라면 1500승 돌파의 영광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경사스러운 순간보다 최저 승률 경신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된 한화의 상처투성이 전반기에 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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