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웰다잉'
입력 2013-07-12 20:02  | 수정 2013-07-12 22:39
【 앵커멘트 】
고 김수환 추기경, 존엄사 판결을 받은 김 할머니.
우리 사회에 '품위 있는 죽음'이란 화두를 던진 분들입니다.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 이른바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스럽게 삶을 마무리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두 눈 각막을 기증하면서 아름다운 죽음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아직 죽음과는 거리가 먼 나이의 여고생들이 임종체험에 나섰습니다.


수의를 입고 써 내려가는 유언장, 만감이 교차하는지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현장음)
"엄마랑 17년밖에 못 살았는데 혼자 이렇게 가려니까 무섭다. 왜 이렇게 미안할 일밖에 없을까."

유서 낭독이 끝나고 체험자들은 좁은 관으로 들어갑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체험자들은 10여 분 동안 이처럼 컴컴한 관 속에서 죽음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 인터뷰 : 진지예 / 임종 체험자
-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엄마랑 아빠가 먼저 생각났고, 엄마, 아빠한테 많이 미안하고 후회스럽고…."

이 60대 남성은 회복 가능성이 없을 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지 않겠다며 직접 서약서까지 씁니다.

2009년 김 할머니의 첫 존엄사 허용 판결 이후 도입된 사전의료의향서로, 매년 작성자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손명세 /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대표
- "갑자기 닥쳐서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계획했던 대로 그리고 가족과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돼야…."

죽음에 대해 언급조차 꺼렸던 우리 사회.

이제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호, 한영광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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