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개혁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라는 건데요. 국정원이 과연 스스로 얼마나 개혁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그런 가운데 국정원의 정치 개입으로 지난 대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요즘 몸이 10개라도 모자라신 분이시죠. 박범계 민주당 의원 모시고 야당의 입장 자세하게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개혁 필요성은 공감하는데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의지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보십니까?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죠. 지금 남재준 국정원장이 현 원장 아니십니까. 그런데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한 국정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NLL 대화록을 두 차례에 걸쳐서 열람 공개를 무단으로 했거든요. 이것은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거든요. 오죽했으면 미국의 보수적 유명신문인 워싱턴 포스트 지가 한국의 국정원이 정치 선동 꾼으로 전략했다는 표현을 했겠습니까. 그만큼 국정원이 자체 개혁을 하기엔 건강성을 잃었다고 봅니다.
▶ 국정원에서는 나름대로 개혁하고 있다, 90% 인사도 물갈이도 했고 문제가 되었던 대북심리전도 해체했고 인사개혁에 있어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거 가지곤 안 되는 겁니까?
-국민과 야당이 납득해야죠. 그 분들이 그 분들입니다. 제가 여기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가혹한 말 같지만 일단 수장의 해임을 저희들이 요구하고 있고 명백히 정치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한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사자이긴 하지만 굉장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어제 발언을 보면 지난 대선은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얘기했어요. 적절한 언급이었다고 보시나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봅니다.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영속하는 한 총 선거도 치러야 되고 내년에는 지방선거도 치러야 되고 4년 반 뒤에는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특히 정보기관에 의한 선거개입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정권교체는 불가능할 겁니다. 그것은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대선 과정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서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봅니다.
▶ 문재인 의원의 말도 그렇고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리고 민주당 내부에서 탄핵이니 인정하지 않는다는 둥 이런 막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있거든요.
-이미 대통령 선거는 끝난 지 7개월이 넘었습니다. 선거법상 선거결과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이미 없어졌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결과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정당성에 대한 의문제기거든요. 그것은 미래를 위해서 향후 치러질 큰 선거의 정당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 문재인 의원이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고 박범계 의원께서는 권영세 주중대사의 녹취파일을 공개하신 적도 있고요. 민주당에서 그렇게 생각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겁니까?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소위 박근혜 대선캠프는 두 개의 축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합니다. 네거티브인데요. 하나는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수서경찰서를 잇는 선거개입, 이것은 검찰의 수사결과 기소가 되었습니다. 다른 한 축은 훨씬 더 파급력이 크다고 보는데 NLL 대화록의 불법 유출과 기밀누설이 있었습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권영세 당시 종합상황실장이 NLL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유출한 것을 본 것으로 보이는 충분한 정황과 객관적인 사실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NLL 대화록과 관련해 이것은 포기다, 이런 추정이 가능한 말씀들이 두 달여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NLL을 키워드로 한 신문기사가 두 달 동안 9천 500여권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야당이 문제제기하고 있는 이 투 트랙의 문제점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번에 공개한 것 말고 이후 권영세 녹취 파일 중에 이후 추가로 공개할 것이 있으신가요?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대선이 과연 공정하게 치러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언론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요. 이런 저런 매체들에 관한 얘기들, 특히 MBN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과연 새누리당의 대선을 지휘하고 치렀던 책임자 급에 계셨던 분들이 어떤 인식과 어떤 방법과 어떤 대응으로 이 선거를 치렀는지에 대한 깊은 의문점이 있습니다. 정문헌 의원의 인터뷰만 보더라도 본인이 2009년과 2010년에 이명박 대통령한테 한 번은 원본을 한 번은 발췌본을 드렸다, 보고를 드릴 때 자신도 원본을 일독했다고 했거든요. 그리고서 해선 안 될 이야기를 했죠. 당시 김무성 선대본부장이 불러서 자기가 구두로 보고했다고 얘기했고 김무성 본부장은 12월 14일과 12월 18일 부산유세에서 대화록 내용과 똑같은 것을 낭독했습니다. 그렇다면 충분한 증거가 잡히는 거죠.
▶ 그런데 구두로 보고한 것은 법적으로..
-기밀누설에 해당합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 그렇게 고발했습니다.
▶ 대선관련해서 여러 가지 자료를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요. 어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나오셔서 본인도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있으면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지금 공개를 못하게 하려고 신동아 H 모 기자가 저와 민주당 당직자를 고소했습니다. 제가 고소를 당하고 나서 법률검토를 치밀하게 해본 결과 결론은 이렇습니다. 저는 전혀 문제가 안 되고요. 제보를 받은 김 모 당직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H 모 기자의 주장을 100% 믿더라도 믿진 않습니다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녹취파일에 담겨있는 부분 중에 심각한 것들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 시기라든가 공개시점이나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겁니까?
-공개를 한다, 안 한다 차원보다는 이 내용이 범죄와 관련성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 나온 내용 중에 보니까 박영선 의원이 새누리당이 당시 안철수 대선 후보의 뒷조사를 했다, 이런 녹취파일이 있다는 이야길 봤는데요.
-주체가 새누리당이 아니고요. 녹음 파일의 내용 중에는 안철수 당시 후보에 관한 뒷조사 얘기, 그 정보를 어떻게 생산하고 생산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문재인 의원이 대선을 치루는 과정에는 답답할 정도로 침착하다는 얘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최전방 공격수 같은 느낌이. 민주당에서 김한길 대표보다 오히려 문재인 의원만 보이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후보로서 선거결과 책임자 아니겠습니까. 선거는 패배했고 그 점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인식은 반드시 필요했고 그렇게 이행했고요. 그러나 작년 대선기간 중에 NLL 대화록이 불법적으로 유출되어서 기밀누설이 되었고 그것이 선거에 악용되었고요. 우리 국민 60%에 가까운 분들이 NLL 포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이것이 까여지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선거를 치를 수도 없는 궤멸 적 타격을 입을 것처럼 했던 것에 대한 불법이 국가기관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에 대한 분노다, 그런 차원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대선 당시보다 오히려 지금의 반응이 더 격하다고 할까요.
-적어도 21세기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1987년 젊은이들의 고귀한 목숨과 희생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꺼져가려고 하는 위기에 대한 걱정이라고 파악합니다.
▶ 정치적으로 해석을 더 해보면 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이다, 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차기 대선은 머나먼 훗날 이야기고요. 대선을 따지기 전에 이 분은 국회의원,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지극히 온당하고 합당한 수위의 길을 걷고 있다고 봅니다.
▶ 하필이면 시점이 안철수 의원이 정치 재개를 할 때 맞물려서 정면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떤가요?
-결국 누가 이렇게 불러냈습니까. 남재준 국정원장이 불러낸 겁니다. 그 점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 지금 실시계획서가 오늘도 채택을 못했죠? 왜 이렇게 난항을 겪고 있나요?
-생각 없는 분들과 대화하려다 보니까 안 되는 거죠. 제가 보기엔 국정조사를 할 생각이 없는 분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라가 시끄러워지니까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정들에 대한 홍보가 극대화 되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제스처를 취했다고 보고요. 지금 난데없이 김현, 진선미 의원의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한 발도 못 나가게 하고 있습니다. 이 두 의원은 저와 함께 지난 4~5달 이상을 줄기차게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던 주인공들입니다. 김현, 진선미 의원을 이야기 하더니 어제는 느닷없이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박범계 의원도 빼야 된다고.. 아마 김현, 진선미 의원이 자기들 원하는 대로 해결되면 저하고 박영선 위원장일 겁니다. 이런 식으로 국정조사를 할 생각이 없는 분들입니다.
▶ 민주당 특위위원에서 김현의원과 진선미 의원은 안 빠지는 거죠?
-저희들은 원칙의 문제라고 보고요. 이분들이 국정조사와 이해관계가 있어서 여기에 껴서는 안 분들이 꼈다는 문제가 아니고 이 분들이 주 공격수니까 이 분들을 일단 걷어내고 그 다음으로 활약이 남아있는 저나 박영선 위원장을 걷어내는 식으로 사실상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유도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