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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원영 “찌질남? 사실 훈련소 조교출신”
입력 2013-07-06 09:04 

배우 최원영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 해 연기경력이 10년이 넘었지만 인상적인 작품을 아직 못남겼다는 평가를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 번에 날린 까닭이다.
최원영이 연기한 김철규는 드라마 속 ‘악의 축이었던 방영자(박원숙 분)의 아들이자 민채원(유진 분) 전 남편이었다. 마마보이 캐릭터에 방영자의 악행에 불을 지피는 역할이기도 했다. 극 중 모자지간으로 나온 박원숙-최원영의 호흡은 드라마의 갈등 구조의 핵심이었다. 최원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는 것이 더 의아한 작품이었다.
최원영은 자신에 대한 관심을 극중 엄마 박원숙에게 돌렸다. 연기 초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경험한 ‘신세계도 가감 없이 들려줬다.
좋았고, 영광이었죠. 내가 경험해본 최고의 여배우라는 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뼛속까지 배우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시는 분이었어요. 엄마(박원숙)와 함께 하면 제가 생각하고 준비한 것 이상이 나왔어요. 한번은 약 먹고 자살한다고 난리를 치는 장면이 있었어요. 원래 대본상에는 엄마가 등짝 한번 짝 때리고 끝나는 거였죠. 근데 제 머릿속에 한 번 더 때려 주면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순간 마치 엄마가 머릿속에 들어온 것 처럼 한 번 더 손을 올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애드리브를 했죠. 소름끼치는 순간이었어요.”
시청률에서 대박이 났고, 배우로서 인지도를 한 차원 끌어 올렸고, 박원숙을 비롯해 신구 등 연기 초고수들과 함께 한 작품인 까닭에 순전히 ‘남는 장사였지만 작품에 사실 작품 초반에는 최원영에게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초반에는 철규라는 인물이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라는 사람에게 철규라는 사람이 쉽게 설득이 되지 않았던 거죠. 채원을 납치하듯 별장으로 끌고 가는 철규의 모습은 솔직히 연기하는 저로써도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이 철규의 진심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종반쯤 왔을 때부터 인물의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극 중 철규라는 인물은 참 찌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찌질하지만 거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찌질파탈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최원영의 말대로 실제 사람이라면 주변에 있는 누구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이다. 최원영에게 더 그럴 법도 한 것은 그가 사실은 기본적으로 심플하고, 쿨하고, 목적의식이 강한 남자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군대에서 훈련소 조교출신이었거든요. 하하”
사랑이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이 같은 ‘상남자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어요. 그러니 결혼도 생각안하고 있죠. 누가 추리소설을 결말부터 읽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다 보면 결혼이라는 결과가 있을수 있는거죠. 전 오직 사랑을 위해 결혼하자라는 생각이거든요. 사실 지금은 연애도 결혼도 큰 관심이 없어요. 어찌보면 집중하고 올인할 수 있는걸 뺏어가는 거거든요. 조금 외롭고 쓸쓸하더라도 연기에 매진을 해야겠다 싶은 시기죠.”
하반기에 그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에 출연이 예정돼 있으며 그 이후 작품도 이미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다. 재충전 기간 없이 무리하다 싶은 일정이다. 도구는 쉼 없이 연마해줘야 해요. 안그러면 녹슬어 쓸모 없어질지 모르죠.” 누가 그를 찌질하다 하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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