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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안만나요" 연예인 커플 부쩍 늘어난 이유
입력 2013-07-03 18:34 

배우 원빈과 이나영의 열애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같은 날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결혼소식도 이어졌다. 재미있는 점은 이 두 커플의 이야기가 최근 연예인들의 달라진 사회적 위상과 직업관의 변화를 방증하는 현상 중 하나라는 점이다.
연예인끼리의 교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 공개되지 않은 다수의 연예인들이 교제 중인 것도 사실. 연예인들이 같은 생활 반경에 있는 비슷한 직업의 사람을 만나고 연인으로 혹은 반려자로 발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들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업계 사람으로 한정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은 결혼 추세다. 특히 여자 연예인의 경우 과거에는 소위 재벌가 남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우 문희-고(故) 장강재 한국일보 회장, 안인숙-박영일 대농그룹 사장, 펄시스터즈의 배인순-최원석 동아그룹회장, 김희애-드림위즈 이찬진 대표, 김희선과 락산그룹 회장 아들 박주영, 전도연-강시규 대표 등 여자 연예인과 사업가 부부를 열거하기란 끝이 없다. 김주승, 박신양, 탁재훈, 김연우 등 재벌가와 결혼한 남자 연예인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예인들끼리 교제하고 결혼까지 가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고소영-장동건 부부가 대표적인 예다. 아직 결혼이 거론되는 것은 이르지만 원빈-이나영 커플, 비-김태희, 조인성-김민희 커플도 결혼 적령기인 만큼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효리-이상순, 이병헌-이민정은 결혼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과거 연예인들이 재력 있는 사업가와 주로 짝을 맺었던 건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수익이나 생활면에서 인기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는 불안한 직업이기 때문. 작품이나 노래에 따라 큰 인기를 누리고 부를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 번에 모든 것이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체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의 관리로 한 번 올라간 인기가 곤두박질치고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별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언행을 한 것이 아니라면 이미지 관리나 작품 선택에 있어서 전문화된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번 인기가 사라진 연예인도 매니지먼트 힘으로 재기해 옛 부와 명성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체계적이고 기업화된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따라 과거처럼 소속사 대표의 독단적인 선택에 의해 연예인이 활동을 못하게 되는 사태도 현재는 거의 없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인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연예인이라는 개념이 앞섰다면, 이제는 배우, 혹은 가수, 방송인이라는 직업의식이 분명해져 인기와 무관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는 직업의식이 바로 서 있다는 것도 큰 변화다.
비교적 안정적인 활동에 스타들의 몸값도 훌쩍 뛰었다. 원빈의 경우 영화 한편 당 5~7억원 수준의 개런티를 받고 있고, 이나영 역시 3~4억원 선이다. 광고의 경우 두 사람 모두 국내 톱클라스 수준이다. 결국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 있고 안정적인 연예인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생활방식, 가치관과 거리가 먼 사람을 재벌이라는 이유로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한 연예계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예인끼리 연애는 가벼운 만남이 주였다. 특히 여자 연예인의 경우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며 이제는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는 의식이 강해진 추세다. 특히 자신의 생활을 잘 알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동료 연예인들을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재벌과 소개팅조차도 안한다고 하는 연예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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