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조] '용두사미'로 끝난 역대 국정조사
입력 2013-07-02 20:01  | 수정 2013-07-02 21:44
【 앵커멘트 】
국정조사를 시작하면 모든 의혹이 풀릴까요.
과거 사례를 보면 용두사미로 끝난 국정조사가 많습니다.
청문회를 22번이나 하고도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1997년 1월 당시 재계 서열 14위였던 한보그룹이 부도를 냈습니다.

특혜 비리로 부실 대출된 금액이 5조 7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은 정태수 한보회장과 정관계 인사들간 얽힌 엄청난 부정과 비리 의혹으로 쏠렸습니다.


이에 국회는 그해 3월부터 무려 45일간 한보사건 국정조사를 벌였습니다.

서울구치소와 국회에서 청문회를 22번이나 하고, 38명의 증인을 심문했으며 1,400 건이 넘는 자료를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항간에 떠돌던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의 특혜 비리의혹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여야가 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한채 특위는 해체됐습니다.

이처럼 거창하게 시작한 국정조사가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987년 국회 국정조사권이 부활한 이후 모두 21건의 국정조사가 실시됐지만,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조사는 8건뿐입니다.

특히 정치적 논란이 컸던 사건일수록 성과가 미미했습니다.

1988년 6월에 진행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와 1993년 7월의 12·12 군사쿠데타적 사건 및 율곡사업 국정조사가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협상 규명에 대한 국정조사도 국무총리 출석 문제로 파행하다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 인터뷰 : 황태순 /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 "상대방에 대한 정치 공세의 장으로 활용하거나 심지어 국정조사 위원들이 이름 알리기의 장으로 활용할 경우 갈등은 증폭되고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삼풍백화점 붕괴, IMF 구제금융,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살해된 김선일 씨 사건 등은 성과를 냈습니다.

이번 국정원 국정조사도 대선과 관련된 정치적 색깔이 짙어 조사 범위와 증인 채택을 놓고 말싸움으로 한 달 보름을 허비하지는 않을까, 벌써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배병민 기자
영상편집: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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