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시사데이트]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한중회담 '성과' 평가는…"
입력 2013-07-01 18:35  | 수정 2013-07-01 18:37
중국을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모두 여덟 건의 합의서를 손에 들고 돌아왔습니다. 방중외교사상 최고인데요. 20년간 양국이 공동 번영할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목표는 달성 되었을까요? 오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모시고 한중정상회담의 성과를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하 인터뷰 전문]

▶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 방중 성과 중에 어느 점이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 하십니까?

-역시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칭화대에서 한 연설문 가운데 구체적으로 나와 있고 미래 비전 공동선언이 나왔지만 역시 박근혜 대통령께서 하시고 싶은 얘기,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이냐, 동북아 지역의 비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주고받은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편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합의는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뭔가 제시한 바는 없다, 진전된 바는 없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우리의 생각과 중국의 생각이 다르죠. 중국은 아직도 북한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으니까. 그것이 1961년에 체결되었는데 1981년 1차 연장했고 2001년에 2차 연장해서 2020년까지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방위조약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입장에서 명백한 북한의 비핵화, 물론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말 속에 분명히 북한의 비핵화를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국제사회 문제도 있고 6자 회담 의장국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조금 표현을 애매하게 한 것 같이 보이는데 내용은 우리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비핵화죠.


▶ 중국의 의도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은데 중국은 우리나라하고 북한하고 대화를 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있습니다.

-물론이죠. 6자 회담 틀 내에서 대화하길 원하겠죠. 아시는 대로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새로운 형태의 대국관계 얘기를 했어요. 새로운 대북관계가 글로벌한 이 시대에 어떻게 적용되어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 첫 번째 과제가 한반도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생각이 저는 이번에 드러났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진전이 있지 않을까. 물론 당장 눈에 띠는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회담을 하건 6자회담을 하건 쌍방 회담을 하든간에 중국으로선 회담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원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그것을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 합의에 대해서 중국의 진정성을 우리가 다 믿어도 되는 걸까요?

-물론 100% 믿으라고 할 순 없겠죠. 그러나 적어도 새로운 대국 관계를 지향하고 있는 중국이 이제는 G2의 입장에서 과거처럼 일방적으론 얘기할 순 없겠죠.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새로운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상당히 믿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동안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보여주었던 태도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에 이번에 저희가 상당히 기대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중국이 그렇게 손쉬운 나라는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이죠. 중국도 자국의 안전보장.. 과거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는 이런 거죠. 한반도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안전보장의 문호라는 인식이 있었죠. 생각이 100% 바뀌었다고 보진 않지만 북한의 행동이 중국의 안전보장에 상당한 지장을 가가져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가.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거죠. 그러니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2094호 조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실제 북한 은행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고 그런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은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봐야 알겠지만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는가. 물론 우리가 원하는 대로 100%로 동의했느냐는 의문이라고 하더라도 과거보다는 태도가 상당히 바뀐 것은 명백하다고 볼 수 있죠.

▶ 한중정상회담의 결과로 인해서 과연 북한이 압박을 느낄 것이냐. 아니면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냐.

-저는 느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아시는 대로 압록강, 두만강 건너편에 특구 개발은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 중국이 대하고 있는 태도가 과거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죠. 따라서 저는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 그리고 또 하나 얘기하는 것이 중국은 남북의 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어제 북한 조평통 성명에서도 굉장히 강력하게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당분간 남북대화가 더 멀어지는 거 아니냐.

-남북대화를 오래 해본 제 입장에서는 우리가 군사훈련을 할 때도 남북대화를 했어요. 그러니까 북한은 자기들이 필요가 있으면 어느 때나 대화에 나옵니다. 우리가 요구한다고 해서 안 나온다? 거부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지만 국제 정세가 자기들에게 대단히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닙니까?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김계관 제1부상이 지금 중국에도 가고 러시아에도 가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인내성을 가지고 북한에 대해서 우리의 요구를 제시하는 거죠. 그래서 북쪽이 응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이런 일관된 태도를 취하면 저는 북한이 자기들 필요에 의해서 대화에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 머지않은 시기에 그렇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그건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이제 러시아에 갔다 올 것이고. 미국이나 우리가 취하는 태도는 명백하지 않습니까. 2월 달에 합의했던 북미 합의서, 2005년 9.19 합의서를 실천해라,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진정성을 보이라는 게 우리의 요구인데 북쪽에서도 보이지 않으면 안 될 거란 말이죠. 남북 대화뿐만 아니라 6자 회담도 제대로 열리지 않을 테니까 아마 그런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겠죠.

▶ 지금 북한 내부에선 벌써부터 김정은의 방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는데요. 직접 만나게 되면 시진핑이 강력한 메시지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최룡해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3번이나 비핵화 문제를 강조했는데요. 저는 강조하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안 되면 이 지역의 안전보장에 큰 지장이 온단 말이죠. 평화와 안전이 이루어질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것은 중국이 지금 지향하고 있는 꿈을 실현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는 거죠. 이게 동북D에 있어선 핵심문제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중국으로선 핵개발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하리라 생각합니다. 당신들에게 이익이 될 수 없다, 그런 요구를 시진핑도 계속 하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과거와 지금의 다른 점이 아닌가 싶어요.

▶ 중국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언제쯤이면 허락할까요?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문제는 지금 북쪽이 7.27 휴전협정을 넘어서야 행동을 하는 것이 보여 지지 않을까. 저는 애당초 북한이 7.27 고비를 지나야 그 다음부터 북한으로서 자기의 행동을 표명할 것이라고 봐왔는데 저는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북쪽의 움직임을 본 다음에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중국 내부에서 그동안 한반도의 통일이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는데 이번에 그런 입장이 조금 변할 수 있을까요?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로 바뀔 수 있을지.

-그것은 중국이 자기들의 국가 이익에 어느 편이 더 좋을까, 하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가지고 검토하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된 한국이 중국의 안전보장, 중국의 발전, 경제 성장에 결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설득시켜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1970년대 남북대화를 추진한 사람이지만 그때 독일에 가보고 그걸 느꼈어요. 독일에서는 이미 그때부터 통일된 독일이 절대 주변 국가에 마이너스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계획하고 있더라고요.

▶ 한미정상회담도 끝났고요. 한중, 미중도 다 끝났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펼쳐질 상황이 어떻게 되는 것이냐. 북한은 결국 대화로 나오게 되는 겁니까?

-상황이 대화로 안 나올 수 없지 않겠어요.

▶ 그 틀은 6자회담이 되는 걸까요?

-중국에서는 6자회담 중심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겠죠. 또 그것이 아마 맨 처음에 들어가기 좋은 코스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이나 우리나 남북관계를 개선하지 않고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말로만 떠들어봐야 뭐가 되느냐,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는 것이 우리의 태도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그 문제를 확인하려고 노력하겠죠.

▶ 한·중간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북·중간의 관계는 반비례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동안은 일방적으로 군사방위조약에 의해서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는데 우리와의 관계가 좋아지면 상대적으로 조금 나빠지는 느낌을 가지겠죠. 이것은 1992년 우리가 중국과 국교 정상을 할 때 북한의 태도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죠. 그때 김일성이 중국 대표단을 잠깐 만나고 화가 나서 그대로 나갔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 가장 치명적인 아픔을 느끼는 것이 북한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변화되지 않으면 이 상황이 계속 되겠죠. 솔직히 지금 중국이 우리와의 관계와 북한과의 관계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겠습니까? 우리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거죠. 아무래도 우리와의 관계가 중심이 되겠죠. 북한하고 관계로 지금 뭐가 나오고 있습니까. 핵문제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되니까. 따라서 우리와의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하고 반비례하는 현상이 나오겠죠.

▶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중국에게 얘기한 중국군 유해 송환이나 경제적인 협력에 대해 얘기한 것에 대해서 중국의 마음을 우리가 얼마나 사로잡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번에 대통령의 방중에서 그런 점, 문화적인 것, 그런 요소가 상당히 강하게 풍겨졌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그것이 중국 국민들에게 상당히 크게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가까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NLL문제를 여쭤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진위를 가지고 해석이 다릅니다. 장관님은 보시기에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나는 포기 발언을 했다 안했다 보다 북한 사람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어요. 뭐냐면 회담이 끝난 다음에 평양에서 국방장관 회의를 했죠. 그때 김일성이 우리 국방장관에게 NLL 문제를 놓고 공동어로수역문제를 논의할 때 우리가 북쪽과 남쪽에 같은 범위의 면적으로 하자고 제의 할 때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로 물어보라고 했단 말이죠. 그 얘기가 뭘까. 그것은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북쪽이 오해했거나 잘못 이해했거나 아니면 그렇게 믿었거나 하는 데서 오는 발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따라서 저는 NLL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 안했다가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협상에서 제시했던 안들이 상당히 모호하게 만들어졌구나, 그것을 그때 풀었어야 될 텐데,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당시에 확실하게 못을 박았어야 했는데?

-그렇죠. 북쪽에 대해서 명백히 이것은 이거다, 이것은 아니다 하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어야 됐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얘기 투가 그렇다고 하지만 상당히 모호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그러난 대화록에서 북한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충분히 있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대통령에게 물어보라 하지 않았겠어요?

▶ 앞으로 NLL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이 추가적으로 더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정치계가 이 문제를 빨리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국론이 분열되어야 하겠습니까. 지금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민생 문제가 얼마나 많습니까. 따라서 이 문제를 국정조사를 하던 뭐를 하던 간에 빨리 끝내고 정상화 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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