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잠실구장에 갑자기 쏟아진 빗줄기도 든든한 ‘승리요정을 흔들지 못했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류제국이 안정감 넘치는 투구로 확실한 선발 역할을 해냈다.
류제국은 LG에서 승리를 부르는 남자로 통한다. 덩치에 맞지 않게 ‘승리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유는 확실하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6경기서 2승을 거둔 것이 전부이지만, 팀은 5승1패를 거뒀다. 선발투수의 조건인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이닝이터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덕분이다. 상승세 돌풍 이후 가진 휴식기 뒤 1패를 안은 LG에서 류제국에게 기대하는 것은 역시 팀의 승리였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류제국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국내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류제국은 팀이 2-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서 내려가 시즌 3승 요건을 갖췄다. 올 시즌 첫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류제국 등판=팀의 승리' 공식도 이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류제국은 1회에만 24개의 공을 던졌다. 1사 후 조동화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초반부터 맞은 1사 1, 2루 위기. 박정권과 박진만을 연속 외야 플라이로 돌려 세워 위기를 벗어났다. 투구수가 많았던 것이 흠.
2~4회는 깔끔했다. 연속 2이닝 삼자범퇴. 2회 삼진 2개를 엮고, 3회 삼진 1개를 추가했다. 4회 이날 경기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최정에게 우중간 안타 허용. 하지만 이후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데 공 2개면 충분했다. 박정권을 초구 4-6-3 병살로 처리한 뒤 박진만도 초구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최정을 1루에 묶은 채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도 58개로 확실하게 조절했다.
빗줄기가 강해진 5회. 2사 후 위기를 맞았다. 앞선 두 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한 류제국은 정상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강타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박재상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5회까지 투구수 78개를 찍으며 무실점 완벽투.
5회말 비는 멈췄고, LG도 선취점을 뽑아내며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사 만루서 SK 선발 백인식이 이진영 타석 때 폭투로 귀중한 1점을 얻었다.
1-0으로 앞선 6회초 류제국은 수비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정근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조동화에게 초구 중전안타를 내줬다. 이날 경기 4번째 안타 허용. LG 불펜도 서서히 바빠졌다.
류제국을 활짝 웃게 만든 것은 유격수 오지환의 환상적인 수비였다. 류제국은 최정에게 2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2루 베이스 옆을 향하는 강타를 얻어맞았다. 안타성 타구. 하지만 오지환은 완벽한 호수비로 공을 낚아 챈 뒤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시켜 이닝을 정리했다. 류제국의 시즌 3승 승리 요건을 만든 값진 수비였다. 류제국은 투구수도 100개를 넘기지 않은 89개로 효과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LG는 6회말 류제국에게 힘을 보탰다. 휴식기 이후 침묵했던 주장 이병규(9번)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정성훈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보태 2-0으로 앞섰다.
류제국은 7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선두타자 박정권을 6구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를 이동현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95개를 기록했지만, LG 더그아웃의 반박자 빠른 교체 타이밍이었다. 이동현은 류제국의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며 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 류제국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다.
류제국은 SK전 무실점 호투도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잠실 SK전 4⅓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실점을 하지 않아 10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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