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시사데이트] 회담 대화록으로 보는 '남북' 협상술 비교
입력 2013-06-26 20:32  | 수정 2013-06-26 20:35


2007년 정상회담에서 만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6년 뒤에 두 사람의 대화가 공개될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떤 전략으로 협상 테이블에 임했을까요? 오늘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 연구위원, 박상기 협상전문가 모시고 공개될 줄 모르고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서 남북 정상의 협상 스타일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인터뷰 전문]

▶ 두 분 다 협상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 이시니까요. 보도된 것을 보셨을 텐데 박 교수님 보시기에 전체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협상을 잘 했습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잘했습니까?

박-노무현 대통령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발군의 협상 기량이 있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압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박-협상에서 시간과 파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임기를 2개월 남긴 상태에서 북한 평양에 갔었을 때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날에 부랴부랴 협상하는 시간 압박 전술이라는 대단히 큰 덫에 걸렸었고 그러면서 동시에 파워가 격감이 되어 버렸죠. 김정일은 유유자적하게 자신이 원하는 이슈를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했기 때문에. 보통 외교협상가들이 외교하는데 시간 압박을 느끼면서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많은 양보를 털어낼 수밖에 없는 거죠. 김정일 위원장은 대단히 훌륭한 협상 전략을 제대로 폈다, 그에 반해서 노력했지만 김정일 위원장 뜻대로 흘러간 노무현 대통령의 약간의 실패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김정일의 압승이었다? 문 위원께서는 어떻게 보셨어요?

문-말씀하신대로 2차 정상회담은 원래 순서대로 했다면 서울에서 했어야죠. 1차 회담을 평양에서 했기 때문에. 그러나 말씀하신대로 장소를 평양에서 했다는 것, 노무현 임기 말에 했다는 것, 이런 것 자체가 출발부터 우리 쪽이 북쪽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이 되었고 그러다보니까 결국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전반적인 회담의 내용 자체가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고 옹호하고 그렇게 하면서 뭔가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모습이 회담의 내용 속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 이번 대화록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초반부터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한다고 할까요, ‘대한민국은 자주성이 약하다 이런 식으로 세게 나갔어요. 남북회담을 하게 되면 북한 측에서 그렇게 세게 나옵니까?

문-아마 당시 김정일은 평양으로 찾아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뭔가 북한이 그동안 가지고 있는 복심을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자주 얘기하는 것을 다른 표현으로 얘기한다면 우리민족끼리라는 용어를 쓰거든요. 그것이 뭐냐면 외세를 배격하자는 얘깁니다. 미국과 손잡고 하는 한미동맹, 한미연합을 깨야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당시 남북관계의 발전을 원한다면 미국과 손잡고 있는 손을 놓아라, 이런 것을 강요하는 표현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 일부분 저 자세가 될 수 있는 발언의 논란은 있지만 협상에 있어선 부분적으로 저자세로 굽혔다가 다시 한 번 당당하게 나갔다가, 밀당을 잘 하면서 하는 게 협상의 기술 아니겠어요? 그 부분만 뽑아서 논란이 있는 것을 협상력으로 봤을 때 어떻게 보시나요?

박-그 부분은 노무현 대통령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김정일 위원장으로선 미국을 등에 업은 한국과의 협상이 껄끄럽죠. 역대 박정희 대통령, 그 외에 대통령들이 방공을 국시로 삼았었고. 그런 상황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물꼬를 트였는데 과연 노무현 대통령은 어떨까? 과연 이 사람과 협상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겠죠. 그래서 의구심을 깨는 것, 협상 초반에 상대편의 적개심을 없애고 의구심을 깨고 나를 적절한 협상 파트너로 생각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비즈니스 협상의 원칙이죠.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것을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에 그것이 맞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기만술을 기본적으로 쓰는 사람이고 기만술을 해서 상대편에게 나에게 적절하게 해주었으면 나도 해준다는 상호성의 원리를 지키는 사람이어야 되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노력으로 상대편의 호감과 공감을 이뤄내는 협상 전략은 잘 썼지만 상대가 맞지 않았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인 시절에는 승부사적 기질이 강했고 저돌적이었는데 그런 면이 전혀 안 나타났었어요.

박-납니다. 전초전을 한 것이었죠. 김정일 위원장은 워낙 처음부터 고압적인 자세였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도 한다 안한다 말이 많다가 결국 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다가 평양에 갔더니 일정이 갑자기 바뀌고 협상도 한국에서 출발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뭐라고 했습니까. 많은 회담을 한다고 했는데 한 번도 제대로 가진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마지막 날 오전 2시간동안 가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성과가 안 나오는 상황이었죠. 절박했죠.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짚었는데 그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 해야 할 것은 이야기를 더 하자고 매달릴 게 아니었죠. 그때는 정 그러시면 안타깝지만 다음 후임자에게 물리겠다고 가버렸어야 되죠.

▶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어야 된다고요?

박-그렇죠. 오전 협상이 끝날 때 김정일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합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느냐. 협상 끝나지 않았느냐 하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고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그러죠. ‘내가 노무현 대통령한테 설득 당했다. 내가 오후 일정을 조정해보겠다. 내가 양보를 노무현 대통령께 합니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저는 이런 표현을 보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굉장히 노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때 오후 협상만 가지고선 김정일 위원장이 원하는 의제가 충분히 협의 되지 안 되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오전 협상만 해선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내용이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협상에서 항상 무관심하고 여유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죠. 오히려 상대편이 조급하고 안달 나게 하는 것이죠. 결국 안달 나고 조급해하는 노무현 대통령 측이 오후 협상 시간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받아낸 게 아니죠. 어차피 해야 될 것이었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측의 협상은 북한에서 계획된 시나리오에 하나하나 잘 말려들어갔던 상황이 아니었나.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김정일 위원장의 협상 스타일이 격 가지는 통 크게 양보하고 핵심 의제는 계속해서 미루는 스타일을 대화 내용에서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 남북회담에 갔을 때 다른 실무진들도 그런 성향을 많이 띄웠나요?

문-지난번 남북당국회담 관련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거론이 됐습니다만 북한은 70년대부터 지금까지 남북관계 발전 자체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니고 주로 우리 측에서 대화를 요청하는 입장이었고 특히 2000년 이후 햇볕 정책이 추진되는 시기에는 우리 쪽에서 가급적이면 대화를 원하고 북한은 한번 회담을 열어주는 것을 대단히 큰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생각하고 회담을 한 번 열어주는 대신 취해가는 형태로.. 이번 정상회담 같은 경우도 바로 그런 형태였고 여타의 다른 회담에서도 북한은 그런 태도를 가지고 나온 경우가 꽤 많았죠. 우리가 회담을 하고자 하고 그 회담을 통해서 뭔가 성과를 얻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을 최대한 이용해서 자기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는 협상술을 가져왔다고 보시면 되죠.

▶ 이번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NLL 발언인데요.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있었죠. 거기에 문 위원께서 실질적으로 참여를 하셨는데 그때 이미 북한이 NLL에 대해서 정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얘깁니까?

문-아마도 제 생각에는 북한이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정상회담을 합의하고 그런 정상회담에 나온 것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의 가장 핵심 목표는 NLL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판단을 가지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북한은 이미 1차 연평해전, 2002년 2차 연평해전, 그런 일련의 서해 도발을 통해서 NLL 무력화 시도를 했었고 공동어로라는 것을 빌미로 NLL 무력화를 시도하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NLL에 대한 신축적이고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것을 비집고 들어와서 이번에야 말로 NLL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정상회담에서 정상이 10.4 선언을 통해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어서 그것을 통해서 NLL을 덮어보자, 라는 교감이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북한 대표단들은 회담 초두부터 자기들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말해 NLL 은 자기들의 목표대로 무력화 되었다, 남쪽 국방장관 대표단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왔을 것이다..

▶ 그때 북측 대표단이 혹시 남북 정상회담 때 발언 같은 것을, 대통령이나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던가요? 남측에서는 그것을 모르고 올라갔던 거잖아요.

문-우리는 회담록 같은 것을 모르고 우리 수석대표였던 당시 김장수 국방부 장관도 정상회담 장소에 들어갔던 분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죠. 다만 우리로선 북한이 NLL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고 결국 NLL문제에 대해서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상 간의 회담에서 합의를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지고 나왔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회담이 깨진다면 할 수 없다, 그냥 오라는 지침을 주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NLL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나갔었고 북한은 자기들 나름대로 이번에 NLL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하는 확신을 가지고 나왔는데 첫날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으니까 오히려 북쪽이 굉장히 당황하고 뭔가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데, 그래서 결국 2차 국방장관 회담 합의서에는 계속 협의한다는 표현으로 나왔지만 역시 그것은 우리 대표단으로선 NLL을 지켜낸 회담이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도 거기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그런 보람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 이번에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었던 것이 NLL포기 발언을 했다 안했나 뉘앙스의 대화였다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어요. 당시 실무회담을 하셨으니 까요.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보시나요?

문-공개된 대화록 내용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NLL을 바꿔야 됩니다 라는 표현을 하고 계시거든요. 그 분은 평소에 NLL은 남북이 합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분이기 때문에 북한도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면 남쪽 군부도 자기들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 NLL을 자기들이 주장하는 경계선 사이의 바다를 공동어로구역으로 만들고 협력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그렇게 했을땐 우리 NLL이 무력화되고 서해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죠.

▶ 이번 대화록을 보면 김양건 비서의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옆에서 양념처럼 계속 얘기를 합니다. 이런 것도 협상에 영향을 미칩니까?

박-그게 팀워크라고 하는 것입니다. 역할을 분담하고 의제를 분담하고 시나리오를 분담하는. 김양건이 굉장히 잘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그 내용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김양건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제가 한 번 정리를 해봤는데요. 협상 막판에 김양건이 이런 이야길 합니다. ‘원래는 선언문 형식으로 할까 토론했는데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라고 공석에 있는 김정일 위원장한테 이야기 합니다. ‘그저 공동 보고문 형식으로 각자 발표 하죠 이런 식으로 합니다. 이게 어떤 상황이냐면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선언문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는데 공동 보고문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죠. 이 협상이 무산됐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거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겁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럼 할 수 없죠, 저는 이번에 성과 없이 갑니다만 다음 차기 정권에서 잘해보십시오 하고 나왔어야 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선언으로 해 주십시오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제 말리기 시작한 거죠.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6.15 선언과 같은 겁니까? 물어봅니다. 그러니까 부담을 느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닙니다 하면서도 또 이야기 합니다. 협상에서 상대를 시간 압박을 주고 궁지로 몬 다음에 다 얻어내라는 것이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그렇다면 선언으로 하는데 오늘 합의된 것은 다 조항에 넣으십시오 라고 해버립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측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네 그러겠습니다 이것이 하이라이트 부분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김정일의 전략에 말려들었고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나라의 국정원장 조차도 김정일 협상의 수를 읽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철저히 말려들어간 상황입니다.

▶ 대통령도 가기 전에 연습을 굉장히 많이 하고 갔었거든요.

박-소용없습니다. 왜냐면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셨으면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협상전략이었으나 북한의 김정일 하고는 맞지 않은 협상 전략 전술을 쓴 것이죠.

▶ 북한의 위원장들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을 쭉 만나오면서 보는 거잖아요.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많이 만나봐야 한 번이고 못 만난 경우도 있고. 그 스타일을 파악하는데 우리 입장에선 훨씬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해요.

박-섭섭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분석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왜냐면 대한민국과의 외교협상에서 통일이든 안보든 군사협상이든 패턴 하나만 지키면 언제나 좋은 성과를 거둬왔기 때문에. 상황을 압박하고 조급하게 만들고 협상 결렬과 무산 위협을 부추겨서 자신의 입지를 위축시키면 대부분의 우리 측 협상단이 양보를 많이 한다는 거죠. 이때 중요한 것이 우리가 10.4 남북공동선언문이라는 것을 만들게 됩니다. 김정일 위원장으로선 6.15 남북 공동선언을 리비전 할 필요가 있었고 내용을 확대 재생산 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아까 선언문 할 필요 없다는 말이 본심이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론 해내야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넣어야 하는 거죠. 협상에서 체리피킹 이란 게 있습니다. 잘 익은 체리를 딴다는 것인데 무슨 말이냐면 협상 내용에 내가 원하는 것을 넣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뺀다는 겁니다. 협상에서 이것을 정상적으로 하기란 절대 불가능합니다. 상대편이 가만히 안 있죠. 언제 하느냐. 협상 말기에 결렬 위협을 부추긴 다음에 상대편이 이래선 도저히 안 되겠구나 할 적에 던지면 대한민국 외교 안보는 그대로 먹습니다. 김장수 장관은 조금 예외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외교관들과 통치권들이 그렇게 해왔던 것은 세상이 다 압니다.

▶ 박 교수님 말대로라면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완패한 건데 실질적으로 남북회담을 앞으로 많이 해야 됩니다. 어떤 점이 가장 큰 시사점이라고 보세요?

문-말씀하신대로 협상과정에서 그런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실제 10.4 선언 내용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기는 해요. 이를테면 핵문제라든지 유해발굴과 관련된 문제라든지 경제협력 문제, 이런 것들로 담화제기를 하는데 그렇게 무리하게 합의된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교수님께서 좋은 협상 전략을 얘기하셨고 앞으로 우리 협상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들인데 어쨌든 지금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북한의 무리한 협상, 북한은 과거 1950년대에 있었던 정전협상 때나 지금 협상에나 그 협상의 패턴이 바뀌고 있지 않습니다. 그 패턴을 읽고 우리가 상대방에게 협상이라고 하는 것은 주고받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북한으로 하여금 주고받는 협상의 방법으로 나오지 않으면 당신들이 얻어갈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가르쳐 주고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조급해하지 않고 원칙을 가지고 견지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협상에서 북쪽에 주도권을 주지 않고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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