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꿈꾸는 '산사의 소녀'

【 앵커멘트 】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스노보드 대회에서 세계랭킹 134위에 불과했던 한국 소녀가 정상에 오르는 이변이 있었습니다.
그 후 7개월, 세계를 놀라게 했던 신데렐라는 더 멋진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전광열 기자입니다.


【 기자 】
'미륵보살의 지혜'가 깃든 곳이라는 용문산의 천년고찰 용문사.

참선 중인 한 소녀가 눈에 띕니다.

「'산사의 소녀'는 한국 스노보드 대표팀의 기대주 정해림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정해림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고 나서 2년째 용문사에 살고 있습니다.

」
사춘기 소녀에게 절 생활이 답답할 법도 하지만 정해림은 고개를 젓습니다.

▶ 인터뷰 : 정해림 / 스노보드 대표선수
- "성적이 이번에 좋았던 것도 여기에 와서 조용한 생활에 매일 명상도 하고 시합 전 상황을 이미지 컨트롤도 하고 이러니까."

「하프파이프의 김호준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알파인 종목에서 올림픽을 경험한 우리 선수는 아직 없습니다.
」
정해림은 올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월드컵 대회에 집중적으로 출전해 내년 2월 소치올림픽 출전을 위한 세계순위 올리기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가면 그만큼 자신감도 생기니까, 평창올림픽을 위해 소치올림픽에 나가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소치를 넘어 평창으로 가는 꿈을 꾸는 정해림.

산사의 은은한 종소리 속에 소녀의 꿈이 익어갑니다.

MBN뉴스 전광열입니다. [revelge@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