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정석의 힐링 여행] 노을의 고향, 안면도
입력 2013-06-21 09:00  | 수정 2013-07-05 11:29
【 앵커멘트 】
충남 안면도는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로 유명한데요.
단점은 사람이 너무 많아 고생만 하기 일쑤라는 겁니다.
잘 알려지지 않아 한가롭고 먹거리가 지천인 샛별해수욕장과 걷기 좋은 노을길을 힐링 여행지로 소개해 드립니다.
이정석 기자입니다.


【 기자 】
2007년 12월, 아름다운 태안 앞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습니다.

유조선이 좌초되면서 1만 2천 킬로리터의 원유가 유출된 겁니다.

12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름 덩이를 닦아냈고, 태안 앞바다는 기적같이 되살아났습니다.


하늘과 바다, 개펄이 맞닿은 곳, 안면도 샛별해수욕장.

인근에 노을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과는 다르게 한적함이 매력입니다.

사람의 손을 덜 타다 보니 온갖 바다생물은 물론 먹거리도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바닷물이 빠지고 고개를 내민 바위 사이로 고둥이 풍년입니다.

저녁 찬거리 겸 술안주가 넉넉하게 붙어 있습니다.

온 가족이 30분만 힘을 모으면 따로 장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 인터뷰 : 노희신 / 인천시 연수구
- "우리가 수년간 왔는데 백사장에 조개가 그냥 떠있어요. 아직 물이 안 나가서 그런데, 아주 많이 잡았어요. 이만한 통에 4~5개씩은 잡으니까요."

▶ 인터뷰 : 노건우 / 인천시 연수구
- "소라게랑 게랑 잡았어요. 이런 게 더 재미있어요. (어떤 면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잡는 거요. (먹는 건요?) 제 입맛엔 조금 그래요."

안면도의 또 다른 명물인 곰솔 방풍림.

세찬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소나무들이 해안을 따라 이어졌습니다.

시원한 소나무 그늘엔 알록달록 텐트들이 들어섰습니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과 소나무 아래 아늑함에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습니다.

해먹에 누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콤한 낮잠에도 빠져 봅니다.

오랜만에 넓은 백사장을 밟는 견공들도 신이 났습니다.

안면도에는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해안을 따라 나란히 놓인 노을길이 그 주인공.

서해안 120km에 걸쳐 조성된 해변길 중 드르니항에서 꽃지해변 12km 구간의 노을길은 바다내음과 솔향기를 동시에 맡으며 걸을 수 있습니다.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길입니다.

솔잎 양탄자가 곱게 깔린 길에서는 욱신거리는 무릎을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간 중간 쉬어가도록 마련된 벤치에 앉아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도 그려봅니다.

안면도 북단에 있는 백사장 포구.

금방 기름에 튀겨낸 싱싱한 새우는 고소함이 일품입니다.

안면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게국지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물 좋은 꽃게와 겉절이 김치에 새우젓으로 간을 한 게국지는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바닷가 풍성한 먹거리로 전날 과음을 했더라도 해장하는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 안면도.

넓디넓은 백사장에서 바다와 소나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을의 향연을 통해 몸과 마음의 힐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MBN 뉴스 이정석입니다. [ljs730221@naver.com]

영상취재 : 이정석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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