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느림의 미학을 두둑한 배짱으로 승화시켰다. 그러나 불펜이 또 말썽이었다. 무너지는 속도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유희관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간 유희관은 이후 불펜의 방화에 눈물을 흘리며 시즌 4승(1패)을 눈앞에서 날렸다.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유희관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지만,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유희관은 1회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1-0으로 앞선 2회 2사 1, 2루 첫 위기를 맞았지만, 이승화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유희관은 4회 강민호의 안타와 김상호의 볼넷으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신본기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도망가지 않고 승부를 낸 두둑한 배짱 투구였다. 5회 이승화를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한 뒤 황재균과 조성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삼자범퇴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6회에도 위기 관리 능력은 빛났다. 까다로운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강민호를 바깥쪽 꽉찬 승부로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이어 전준우에 볼넷을 내준 뒤 다시 김상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냈다. 7회 정훈에게 좌전안타를 얻어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공 4개만으로 범타 처리하는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졌다.
하지만 두산의 분위기는 유희관이 내려가자마자 급격히 바뀌었다. 불안한 불펜이 또 화를 불렀다. 8회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정재훈이 선두타자 박준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손아섭과 강민호를 내야땅볼로 유도해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연속 3안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정재훈은 전준우의 좌전 적시타로 추격점을 내준 뒤 박종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2사 1, 3루 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세 번째 투수 홍상삼이 정훈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2-2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홍상삼은 신본기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이어갔지만, 이승화를 가까스로 중견수 뜬공 처리해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으로 롯데 타선을 제압했지만, 불펜의 무너지는 속도는 너무도 빨랐다. 두산은 8회말 현재 롯데와 2-2로 팽팽히 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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