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예산만 펑펑…총리도, 장·차관도 외면하는 세종 관사
입력 2013-06-20 20:02  | 수정 2013-06-20 22:39
【 앵커멘트 】
정부는 세종시에서 나랏일을 하는 총리와 장, 차관을 위해 수백억 원의 세금을 들여 그럴듯한 관사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련된 공식 숙소인 관사에 머무는 시간은 한 달에 닷새도 안 된다고 합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Q. 관사란 무엇입니까?

▶ 인터뷰 : 김민정 / 주부
- "높이 계시는 분들이 편리하라고 나라에서 지어준 집 아니에요?"

▶ 인터뷰 : 하현필 / 회사원
- "어떻게 보면 혜택이고, 반대편에서 보면 과하게 챙겨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취지로 세종시에 지어진 장·차관들의 관사는 거의 매일 텅 비어 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공관까지는 불과 1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세종시 근무가 워낙 적다 보니 정작 이용할 일이 없습니다.

정 총리는 주민등록까지 옮기고 가족과 이사도 했지만, 오늘(20일)까지 취임 후 115일간의 재임 기간에 머문 날은 겨우 16일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총리 공관 관계자
- "일정 있으시면 여기 계시고요. (여사님도) 같이 오시고 그러시죠. 그런데 저희가 그 부분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고요."

현오석 경제 부총리 관사를 찾아가봤습니다.

복층 구조에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 관사 역시 주인의 발길이 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SYNC : 이웃 주민
(옆집에 장관님이 사신다고 하던데 들어봤어요?) 네. 아침에 한 번? 지난주쯤요.

총리 공관을 포함해 세종시에 내려온 7개 부처 장·차관들에게 제공된 관사는 평균 2억 원 수준의 전셋집으로 모두 19곳.

서승환 국토부 장관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후 겨우 12일만 관사에서 지냈습니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등은 숙박일수를 집계하지 않았다며 공개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 스탠딩 : 오지예 / 기자 (세종시)
- "국민 혈세 340억을 쏟아부은 공관들은 오늘도 오지 않는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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