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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최악의 케이로스, 최강희 감독에게 ‘주먹감자’
입력 2013-06-18 23:10 

[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임성일 기자] FIFA는 페어플레이를 지향한다. 선수보다 페어플레이기가 먼저 필드에 들어선다. 정정당당은 스포츠의 기본적인 미덕이자 미학이다. 아무리 결과가 중요하다지만,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은 이겨도 박수 받지 못하는 법이다. 그 기본을 모르는 팀이 아시아를 대표해서 월드컵에 나간다는 것이 안타깝다.
아시아 지역예선 A조에서 2014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할 팀이 결정됐다. 대한민국 그리고 이란이 B조의 일본 호주와 함께 브라질 땅을 밟는다.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은 이란이 조 1위가 됐고, 한국은 2위로 티켓을 확보했다. 애석한 결과였다. 패배도 그렇지만 이란과 함께 나간다는 결과가 더 씁쓸하다.
최악의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펼친 비매너는 일도 아니었다. 경기 후 그는, 최강희 감독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렸다. 사진(울산)= 옥영화 기자
이란은 패하지만 않으면 되는 경기였다. 무승부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목표였다. ‘복수전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러야하는 이란의 부담은 상당했다.
경기 양상도 이란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울산문수경기장을 만석으로 붉게 물들인 팬들의 함성과 함께 한국은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전 이란의 슈팅이 없었을 정도다. 하지만 후반에 일이 꼬였다.

후반 14분, 중앙 수비수 김영권의 판단미스로 실점을 내준 것이 빌미였다. 무엇에 대한 빌미를 제공했는지는 많은 축구팬들이 느꼈을 것이다. ‘침대축구로 대변되는 이란 특유의 ‘비매너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작은 충돌에도 누워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심판의 제지로 라인 밖으로 나가면 또 아무렇지 않게 들어왔다. 큰 부상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종료 10분 정도를 남기고서는 골키퍼도 드러누웠다. 이런 일을 예상하고도 선제실점을 내준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으나 어쩌면 이리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는지 허탈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선수들의 비매너 이전 케이로스 감독의 비매너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겉으로는 한국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던 그였으나 결국 조롱과 빈정을 섞으면서 한국을 내리깔았다. 심지어, 최강희 감독의 얼굴에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합성한 사진을 자신의 T셔츠에 부착하고 활짝 웃는 카이로스 감독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경기 후 케이로스가 펼친 ‘가관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벤치로 달려가 최강희 감독에게 ‘주먹감자를 날렸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스페인 영국 미국 포르투갈 일본 등을 누비면서 코치 생활 30여년을 보냈다던 그는, 그 화려한 커리어 속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매너는 배우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 감독의 지도 아래서 이란의 ‘침대축구와 ‘비매너 본능은 한층 꽃을 피웠다.
한 나라의 축구 수준이라는 것은 선수들의 플레이만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코치들의 지도력, 협회와 연맹의 행정력, 심판들의 수준 그리고 팬들의 매너까지 합쳐진 것이 수준이다. 한 나라의 수장이 다른 나라 감독에게 ‘주먹감자를 날리는 팀이 아시아를 대표해 월드컵에 나간다는 것이 한스러울 정도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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