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MBN 시사데이트] 故김훈 중위 부친 "내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다"
입력 2013-06-18 16:44  | 수정 2013-06-18 16:47
군대에서 사망한 아들의 장례를 15년이나 못 치루고 있다면 부모의 마음이 과연 어떨까요? 더욱이 자살이 아니라는 증거가 계속 나왔는데 국방부만 자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훗날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모티브가 되죠. 대표적인 군 의문사 김훈 중위 사망사건의 주인공인 김 척 예비역 중장님 모시고 이 사건의 진실과 군 의문사 실정에 대해서 들어보겠습니다.

▶ 아드님이 10년이 넘게 냉동고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화장을 치루셨다고요?

-당시 군에서 빨리 하라고 요구를 해서 그때 했죠.

▶ 장례는 치루셨습니까?

-아직 못 치렀죠.

▶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진 안하실 생각이세요?

-장례식을 하려면 군에서 순직처리를 동의한다는 동의서가 있어야 하는데 작년 8월 6일 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자살자가 아니다, 타살의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범인을 지목할 수 없기 때문에 진상규명불능으로 순직처리 하라고 요구했는데 군은 자살이라고 주장하면서 순직 처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제가 부연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요. 입법부인 국회국방위위원회, 사법부인 대법원, 행정부인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4개 국가기관이 14년 동안 진실 규명을 했어요. 여기에서 군의 수사가 은폐, 왜곡, 조작되었고 각 증거는 타살을 의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4개 국가기관에서 동일한 결론을 냈다는 것은 거의 진리에 가까운 겁니다. 이것은 국정운영 시스템입니다. 어떤 기관에서 잘못한 것이 있을 때는 조사권한을 가진 제3의 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면 반드시 시정조치를 하고 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어요. 이런 결론을 가지고 군의 수사가 잘못되었으니 시정 조치하고 순직 조치하라고 했으면 국가운영시스템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받아들여서 시정하고 고쳐야 되는데 거부하고 있어요.


▶ 군에서는 왜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가요?

-일체 근거가 없어요.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말씀 드립니다. 입법, 사법, 행정부에서 조사 결론을 제시하고 시정을 하라고 했으면 받아들여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것이 국가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국정운영시스템을 망가뜨리고 병들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인권과 사실이 유린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항복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국방장관한테 12번에 걸쳐서 사실대로 알려주고 조사를 해 달라, 이것은 타살이니 범인을 잡아 달라, 타 국가기관에서 요구한대로 순직처리를 해달라고 했는데 전부 거부 했어요. 제3의 공정한 기관에서 조사를 해서 시정하라고 하는데 입법, 사법, 행정 국가기관의 조사결과를 무시하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발사해서 자살했다고 거짓과 조작을 계속 하고 있는 한 이것이 김훈 중위에게만 국한되겠는가. 이것은 전 국민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저는 대통령께서 이런 사항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이런 문제에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만 국민들의 불행이 적어질 수 있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국가기관 4곳에서 자살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죽인 타살이라는 얘긴데 아버님 보시기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났다고 추정하시나요?

-권총 사건에서는 우선 과학적으로 이 사람이 권총을 발사했는가, 발사 했으면 손에 화약흔이 있어야 해요. 권총 베레타-9은 무겁고 길어요. 이런 피스톨은 최초의 탄알 한발을 넣기 위해선 밀어야 돼요. 그렇기 때문에 지문이 묻게 되어 있어요. 그러나 김훈 중위는 화약흔도 없고 지문도 없어요. 그리고 맞은 곳도 본인이 쏜 것이 아니라 타살의 현상입니다. 그런 과학적인 증거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이 사람이 자살을 했다면 자살을 입증하는 감정사가 있어야만 자살을 입증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상황적인 증거. 소대원들의 알리바이가 많은가, 안 많은가. 그런데 소대원의 알리바이는 하나도 안 맞는 거예요. 왜냐면 사건 당일인 98년 2월 24일 12시 20분에 241 GP 지하 벙커에서 권총으로 사망했는데 그 다음날이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이었어요. 그래서 경계가 강화된 상태에 있었고 김 훈 중위는 평소대로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망하자마자 수사관이 현장에 도착하지도 않았어요. 여기에 보면 15시 30분에 도착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최고사령부인 한미연합사에서는 한 시간 전에 자살로 전군에 상황전파를 했어요. 그리고 국방부는 연합뉴스 기자들을 포함해서 국방부 출입지가 10여명에게 자살 브리핑을 했어요.

▶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이미 발표가 났다는 말씀이시죠?

-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최고 사령부, 국방부, 최고기관에서 자살로 결정해서 발표가 되었으면 아무도 그것을 뒤집지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수사관들이 그걸 알면서 상황파악을 하고 간 거예요.

▶ 예비역 중장 출신이시니까 군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명백한 타살 사건을 자살로 바꾸려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의 지시가 내려와야 하는지.

-벌써 최고 기관에서 자살로 결정하면 그 다음에는 자살로 맞추게 되어 있는 거예요. 타살 방향으로 하면 칭찬받겠어요. 전 국민한테 자살로 발표하고 전 군에 상황 전파가 되었는데..

▶ 군에서 자살로 위장해서 덮으려고 했던 뭔가 의도가 있었을까요?

-그 다음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데 판문점이라고 하는 데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예민한 지역이에요. 껄끄러운 사건, 거기에 대한 책임 추궁, 자기가 앞으로 크게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사전에 없도록 해야겠다는 것이 복합되었던 거예요.

▶ 참고로 그날이 98년 2월 24일입니다. 2월 25일이 대통령 취임식이었으니까 그 전날이었죠.

-자살로 덮기 위해서 이렇게 한 거예요. 최전방 241 GP는 울타리가 다 쳐져 있어요. 권총 사건에서는 누가 권총으로 쏘았는가가 가장 으뜸 증거에요. 김훈 중위 외에 그 근처에 있는 사람들 지문도 채취하고 화약도 채취해야 해서 감정의뢰해서 조사를 해야 하는데 김훈 중위 외에는 하나도 안했어요. 그것이 사건발생 10개월 후에 소대원 한명에 대해서 쇼를 하기 위해서 감정을 의뢰한 거예요. 이런 것을 하나씩 하나씩 획득해가는 과정이 힘들고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이것이 입증되는 거죠.

▶ 이번 사건이 영화 JSA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실제로 영화내용처럼 북한이 내통하는 일이 있었다는 거예요?

-네. 김훈 중위가 2월 24일 날 사망했어요. 그런데 사망 20일 전에 판문점 앞에 보통 저격 부대가 아니고 완전히 포섭 공작을 담당하는 요원들이 앞에 깔려있었어요. 거기서 변 상위라고 하는 사람이 2월 3일 날 넘어왔어요.

▶ 귀순을 한 건가요?

-네. 이쪽으로 귀순을 했어요. 당시 적은 변 상위를 돌려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보복 한다고 해서 방송도 하고 문제제기도 하고 계속 그렇게 해왔던 거예요. 결국 김훈 중위가 그 사건 발생 20일 뒤에 사망한 거예요. 김훈 중위 소대는 명백한 김훈 중위의 타살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권총을 발사하지 않았고 현장에 반항 흔적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조작되었는데요. 이 소대는 구타도 심했고 보품도 많이 팔아 먹었고, 변 상위가 넘어와서 김훈 중위 소대원 중에서 절반 이상인 24명이 적과 접촉을 했어요. 그 중에 일부 요원은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야밤에 혼자 가서 술을 먹고 올 때 인삼주 같은 것을 가지고 오고. 그리고 갈 때는 고기를 구워서 가지고 갔어요. 이것은 보통의 관계가 아닌 거예요. 군사분계선을 넘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겠는가.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총을 쏘게 되어 있어요. 목숨을 걸고 넘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2월 3일 변 상위가 귀순하면서 김훈 중위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소대원들을 체크하고, 여러 가지 이적행위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 확인 작업을 많이 했을 거예요.

▶ 김훈중위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이런 상황에서 이 사람들의 알리바이가 맞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았을 때 김훈 중위 살해 동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 김훈 중위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죠. 2월 3일 날 넘어왔고 2월 24일 날 사망했고. 적이 넘어왔는데 20일 동안 조사를 안했겠어요? 체크를 하죠. 그 당시 국회에서도 수사보고를 들으면서 24명이 30여회 접촉을 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호기심에 그칠 일이겠느냐, 이것에 대한 수사가 부진하다.. 그리고 김훈 중위 유품에서 당시 어떤 것이 있었냐면 이런 약이 나왔어요. 못 보았던 약이기 때문에 미8군에 가서 확인을 했어요. 그랬더니 이것은 한국에서 쓰지 않은 약이다, 적이 쓰는 약이고 독일제 약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봤을 때 굉장히 깊숙이 알고 있었다고 추정이 되죠.

▶ 그렇다면 누가 타살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이적 행위를 한 사람이 가장 근접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알리바이를 확인해보니까 알리바이가 없는 거예요.

▶ 김훈 중위가 그 사건을 알고 상부에 보고를 한다든가 뭔가를 하려고 했으니까 거기에 대한 반대로..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는 거죠. 완전한 증거가 확보될 때 까진.

▶ 이 사건이 빨리 해결이 되어야 할 텐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이렇게 국가가 수사도 없이 자살로 전 국민에게 발표하고 초동수사도 죽은 사람만 조사하고 나머지 요원들은 조사하지 않고 과학적인 증거를 무시하고. 국가가 4년 동안 육사에서 권총과 사격 훈련했던 장교가 이런 자세로 자살을 했다고 국민한테 얘기한 것은 너무 부당하고 부도덕 한 거예요.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4대 국가기관이 조사를 했고 조사 권한을 가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시정조치를 하라고 지시했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다. 앞으로 대통령께서 이런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조치를 해주시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것이고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고통은 계속 가중됩니다.

▶ 알겠습니다. 하루빨리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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