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의 SK, 박정권이 터지면 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4연패 수렁에 빠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 한줄기 빛이 생겼다. 좀처럼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박정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박정권의 부활 기미는 SK가 지난 주말 광주 원정길에서 거둔 최대 수확이었다. 박정권은 15일과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2안타(2홈런) 3볼넷 4타점 2득점을 올렸다. 타율은 5할, 출루율은 7할1푼4리에 이르렀다.
안타 2개가 모두 2점 홈런짜리였다. 5회 김진우를 상대로, 7회에는 송은범을 상대로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겼다. SK의 매서운 추격의 발판을 만든 순도 높은 아치 2방이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박정권이다. 주장에 대한 부담도 덜어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2군까지 내려갔다.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오가며 간혹 맹타를 휘둘렀으나, 정말 간혹이었다. 그는 올해 무쇠로 만든 사나이답지 않았다.

무엇보다 찬스에 무던히 약한 모습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삼진과 범타로 물러났다. 특히,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전과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박정권은 무기력했다. 7타수 무안타 5탈삼진이었다.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던 그였다.
하지만 지난 주말 KIA와 2연전을 통해 ‘민폐를 벗어났다. 그리고 타선에 힘을 불어넣어줬다. SK가 16일 KIA를 코너까지 몰아세울 수 있었던 건 박정권의 홈런 2방이 컸다. 그리고 그 홈런 2방을 신호탄으로 SK 타선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박정권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최정, 이재원과 함께 중심타선에 힘이 실리게 됐다. 그리고 더 이상 찬스에 약한 면모를 보이지 않았다.
박정권은 SK 연패 탈출의 열쇠이자 해법이다. 박정권이 살아야 SK가 웃을 수 있는데 기록을 통해 잘 드러난다. 6월 박정권이 침묵한 날, SK는 1승 5패를 기록했다. 팀 득점도 총 20점으로 경기당 평균 3.3점에 그쳤다. 반면, 박정권이 안타를 친 경기에서 SK는 경기당 평균 6.8점(5경기 34점)을 획득했다. 박정권이 터지면, SK 타선도 함께 터졌다.
SK는 4연패를 하면서 경기당 평균 3.5점을 얻었을 뿐이다. 마운드도 최근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아내야 승리를 자신할 수 있다. SK가 대량 득점을 올리기 위해선 박정권의 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지난 주말 박정권의 부활 기미는 SK에게 가장 값진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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