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10만 원은 뇌물 아니야"…"사교적인 의례"

【 앵커멘트 】
공무원이 관련 업체로부터 결혼 축의금을 받았다면 얼마 이상이 뇌물수수죄에 해당할까요?
10만 원까지는 괜찮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지방노동청 과장인 김 모 씨.

지난 2011년 딸 결혼식을 앞두고 업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과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두 번 만나 명함을 주고 받는 감독기관과 감독대상업체, 이른바 '갑과 을'의 관계였습니다.

45명이 1인당 5만 원에서 최고 30만 원씩, 모두 530만 원을 축의금으로 냈습니다.

▶ 인터뷰 : 점검 대상 업체 관계자
- "부담이 많이 가죠. (식장에) 안 갈 수도 없고, 계속 마주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뇌물수수로 법정에 선 김 과장.

1심은 "업무상 편의를 기대하고 업체들이 축의금을 줬다"며 액수와 상관없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김 씨는 10만 원을 넘은 것은 뇌물로 인정하지만, 10만 원 이하는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업무상 만난 사람에게도 청첩장을 돌리는 것이 사회 통념인 만큼 10만 원 정도는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전형적인 '갑과 을'의 관계에서 오고간 결혼 축의금을 놓고 1심과 2심의 판단이 다른 상황에서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이종호
영상편집: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