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돈 갚아라…불법 채권추심 무더기 적발

【 앵커멘트 】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 등을 헐값에 사들여 채무자들에게 200억 원을 받아 챙긴 추심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의 신청을 하지 않아 5만여 명이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불한 셈입니다.
심우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직장인 41살 김 모 씨는 지난 2007년 12월 채권추심업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10년 전 80만 원에 산 휴대전화 대금을 갚지 않았으니 이자를 합쳐 300만 원을 내라는 독촉전화였습니다.

돈을 갚아야 할 시효 5년이 지났지만, 독촉전화와 법원의 지급명령문을 받은 김 씨는 결국 돈을 건넸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불법 채권추심 피해자
- "10년 정도 됐는데 연락이 와서 전자독촉시스템인가 무엇을 보여주면서 은행 압류도 하고 이런 상황이 됐던 거죠…."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헐값에 산 뒤, 대법원 전자독촉시스템을 악용해, 200억 원을 챙긴 불법 채권추심업체 22곳이 적발됐습니다.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지급명령결정이 확정된다는 걸 악용한 겁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업체들은 채무자들을 속이려고 채권자들이 법원을 가지 않아도 손쉽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대법원 전자독촉 시스템을 이용했습니다."

검찰은 20여만 명에게 전자지급명령을 신청해 5만여 명의 월급과 부동산을 압류한 혐의로 40살 양 모 씨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28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