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돌아왔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시기다. 기상청은 17일 밤부터 19일까지 전국에 장마를 예보했다. 올해 첫 장마. 장마전선은 17일 저녁 중부지방에서 시작해 19일까지 전국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 반갑다 장마야!
통상 상승세의 팀은 우천취소를 달가워하지 않고 하락세의 팀은 반기는 경향이 있다. 상승세의 팀은 달콤한 휴식에도 뜨거워진 팀 분위기가 식는것이 싫다. 하락세의 팀은 휴식을 통해 내부적인 문제를 점검하고 정비하는 기간을 가질수 있는 기회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 투수들의 휴식을 통해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장점도 있다.
당장 이번 주 장마를 반길만한 팀은 넥센 히어로즈, SK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정도다. 그중 넥센은 16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장마와 관계없는 원래 예정된 휴식기를 갖는다. 원래는 큰 상관이 없지만 상대적인 변수가 생겼다. 최근 5연승의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0.5경기차로 좁혀진 LG트윈스의 추격과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가 벌어질 걱정을 하지 않고 팀 내부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넥센은 최근 김민우, 신현철의 음주운전 사고와 김병현의 징계 이후로 급격한 추락을 거듭. 어느덧 7연패에 빠진 상태. 전체적인 소강국면에서 팀을 추스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반갑다.
SK와 한화는 최근 떨어진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기회다. 그 중 SK는 최근 4연패의 하락세다. 더욱이 16일 에이스 김광현과 마무리투수 박희수까지 모두 등판하고도 7-9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점은 이점이지만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에서 쉬어가는 쪽이 더 나을 수 있다. 더욱이 투수쪽 부상자들이 7월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힘을 비축할 시기다.
한화는 당장 에이스 데니 바티스타의 2군 공백으로 인한 선발진 혼란에 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4선발까지 꾸리기도 벅찬 상황에서 바티스타를 기다리며 마운드를 재정비할 수 있는 단비같은 휴식. 주중 상대가 7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타이거즈란 점에서도 그렇다. 올 시즌 한화는 KIA전 1승5패로 상대전적이 좋지 않다. 달아오른 상대를 피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일 수 있다.
▲ 우중충한 장마기간에 울상
반면 LG, KIA, 두산, 삼성은 상황이 아쉬울 가능성이 크다. LG는 5연승, KIA는 7연승의 급격한 상승세. 하루 정도의 휴식일은 선수단에 재충전의 시간을 줄 수 있지만 이어지는 휴식은 타자들의 감을 떨어뜨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히 타자들의 컨디션 문제만이 아니라 많은 팀들은 피로도가 있더라도 연일 경기를 치러 기세를 이어가는 쪽을 원한다. 승운과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 ‘분위기를 탔을 때 1경기라도 더 치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두산도 장마가 반갑지 않다. 2연승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린 채 이미 나흘간의 휴식기를 가진 상태. 장마로 인해 총 일주일 정도 경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전 감각 측면에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삼성은 상대적인 상황 때문에 장마가 반갑지 않다. SK를 상대로 한 인천 원정이지만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부침에 빠진 넥센과의 거리를 벌리고, LG의 추격에서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장 21일 LG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4연패 중인 SK와 상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미 지난 주 10일부터 나흘간의 휴식을 가졌던 터라 여유는 충분하다.
NC는 애매하다. NC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뜨거운 분위기의 LG라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을 상대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 상대가 올 시즌 4승2패로 강했던 LG라는 점에서 마냥 꺼릴 이유도 없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7승3패의 좋은 흐름에서 두산을 만났다. 푹 쉬고온 두산을 상대로한 원정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최근 상승세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다.
▲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3월30일 시작한 2013프로야구는 팀 당 128경기 씩,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10월까지 대장정을 치른다. 거의 1년 내내 야구에 매진하는 만큼, 체력관리와 휴식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천취소는 야구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일단 선수단의 입장에서는 쉴 수 있을 때 잘 쉬어두는 편이 좋다. 더군다나 곧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기에, 장마기간은 선수들이 긴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다. 역대 장마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이 오랜 기간을 쉰 팀보다 대부분 승률이 높았던 것도 감과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장마기간 동안 우천 취소된 팀들은 경기장 실내연습장에서의 훈련을 통해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한다.
같은 기간 선수단 관리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자칫 휴식기가 길어지는 동안 각종 사건들이 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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