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임성일 기자]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울산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실시하고 있는 최강희호는 16일 훈련을 철저한 보안 속에서 비공개로 치르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경기 전날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비공개 훈련을 천명한 것은 최강희 감독의 의지였다. 최 감독은 15일 상대가 두려워서가 아니다. 미리 베스트 멤버가 결정된다면 내부적으로 득 될 것이 없다”면서 안에서의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지 않기 위한 방편임을 설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선발 라인업을 유추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인 이틀 전 훈련이 전면 비공개로 치러진 터라 최강희 감독의 마지막 선택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다. 경기 하루전날인 17일은 공식 기자회견과 15분 ‘형식적 개방에 그치는 터라 지금 상황에서는 ‘최心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런 배경과 함께 과연 최강희 감독이 ‘아픈 손가락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여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아픈 손가락들이라 표현한 이들은 최종예선 3연전을 위해 소집된 인원 중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을 가리킨다. 함께 동고동락해서, 함께 땀 흘리면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에 일조했던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에 대한 이야기다.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우즈벡 그리고 이란으로 이어지는 3연전을 위해 소집된 인원은 총 24명이다. 애초 25명이었으나 중앙 미드필더 황지수가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충원 없이 24명으로 꾸렸다. 이중 지난 6, 7차전에 출전한 인원은 시간에 관계없이 모두 16명이다. 6명은 아직 필드를 밟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상 7명이라 해도 무방하다.
김영광 이범영 등 골키퍼 2명과 수비수 정인환 장현수 박주호에 미드필더 이승기 등 6명은 전혀 출전하지 못했다. 지동원도 감안해야한다. 지동원은 레바논전에 후반 39분, 우즈벡전은 후반 추가시간에 투입됐다. 무언가 보여주기는 부족했던 시간이다. 공히 아쉬움이 많이 남을 선수들이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가 이전과 똑같은 양상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실상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나선 선수들보다 크게 부족한 기량을 지닌 것은 아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우즈벡전이 끝난 뒤 경기에 출전한 선수와 벤치를 지킨 선수 나아가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까지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로서 불가피한 선택에 따란 결정이란 뜻을 전했다. 스쿼드의 질적양적 구성이 튼튼해져야한다는 것은 최강희 감독의 지론이고, 지금껏 공들인 부분이기도 하다.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조건들도 깔렸다. 박종우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고, 김남일과 곽태휘 등 베테랑들의 몸상태가 온전치 않은 변수가 있다. 실제로 최강희 감독은 15일 훈련에서 장현수를 앞으로 전진시켜 이명주와 함께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게 했다. 훈련 후 최 감독은 애초 수비수들이 수비형MF로 전진하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게 다반사인데 장현수는 그런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는 말로 칭찬을 전했다.
장현수에 대한 언급뿐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은 전방에 다양한 조합을 훈련하고자 한다”는 말과 함께 지동원 선수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서 에둘러 기회를 주고자 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눈으로 확인된 유추는 여기까지나 아무래도 부담을 덜어낸 경기이기에 이승기 박주호 정인환 등에게도 기회는 충분하다.
지도자는 사사로운 감정에 연연해서는 안 될 위치다. 안쓰럽다고 경기에 출전시킬 수는 없다. 기준은 오롯이 실력이고 그런 측면은 누구보다 냉철한 최강희 감독이다. 하지만 부담을 덜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경기 그리고 더 이상은 없는 유이한 경기이기에 ‘아픈 손가락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다. 게다, 최강희 감독의 말마따나 이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지동원은 앞으로 한국축구의 전방을 이끌 자원이다. 이승기의 잠재력 역시 중원에 활기를 줘야하고 정인환은 대형 수비수가 없다는 고질병을 해결해줄 자원이다. 이들은 ‘백업이 아니라 ‘멤버다. 이미 이명주라는 초짜에게 기회를 제공해 신데렐라로 만든 최강희 감독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아픈 손가락들 중 또 다른 신데렐라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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