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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마지막 춤판을 향해 떠나다
입력 2013-06-15 07:07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을 여정의 끝이 보이고 있다. 2011년 겨울 지휘봉을 잡은 뒤 2012년 2월 첫 테이프를 끊었던 최강희호가 종착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약속된 마지막 무대는 18일 이란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이다. 최강희 감독의 고별전이자 대한민국의 월드컵 본선 8회 연속진출을 확정짓는 경기다. 뜻 깊은 이정표가 세워질 무대는 울산문수경기장. 이곳에서 한국 축구사에 중요한 획이 그어진다.
그 획을 긋기 위해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파주NFC에서 짐을 뺐다.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15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마지막 춤사위가 펼쳐질 울산으로 이동한다. 7경기(4승2무1패)의 최종예선을 치르는 동안 한국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이란을 상대로 복수하기 위해서, 2014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초청장을 받아내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사실상 본선행의 9부 능성에 올라있는 최강희호다.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를 확정짓는다. 혹여나 패한다고 해도 골득실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추월을 당하는 것은 희박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분명 결정짓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만에 하나라도 있을 안일함은 일찌감치 접어야한다.

무엇보다 ‘유종의 미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길었던 브라질로 가는 길의 끝인데 기왕이면 멋진 춤판이 펼쳐져야한다. 본선에는 나갔으나 경기에서 지거나 비겨 애매한 분위기가 되면 곤란하다. 화끈한 밤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축구를 이끌어온 최강희 감독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본의 아니게 많은 비난의 화살을 받았으나 최강희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했던 시간들은 분명 기억되어야하고 또 박수 받아야한다. 고된 가시밭길의 끝은 모쪼록 최강희 감독도 시원하게 웃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란전에서 꼭 시원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또 다른 이유기도 하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할 마지막 춤판에서 춤사위를 함께 펼칠 선수들은 울산에서 진행될 훈련에서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사실상 15일과 16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주전들은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강희 감독 역시 14일 파주에서의 마지막 훈련에서 울산에서 진행될 내일과 모레 훈련에서 베스트 멤버를 결정 짓겠다”는 뜻을 전했다.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사실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전력누수들이 있다. 미드필더 박종우는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고 김남일과 곽태휘 등 노련한 고참들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하지만 분위기는 분명 ‘업 됐다.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어깨의 짐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이란전은 모처럼만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는 일전이다. 편해야 신바람도 가능하다
최강희호가 마지막 춤판을 향해 떠났다. 아무래도 끝이 좋으면 다 좋게 보인다. 판도 잘 깔렸다. 춤꾼들의 시원한 춤사위를 기대한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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