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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레버쿠젠의 우승 한(恨) 풀 ‘KEY’
입력 2013-06-14 09:40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손흥민 영입 경쟁의 승자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이었다. 첼시, 토트넘, 도르트문트 등 빅 클럽과 이적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손흥민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의 대우는 ‘수퍼스타 급이다. 레버쿠젠은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독일 언론에 따르면 1000만유로(약 150억원)로 추정된다. 도르트문트도 앞서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책정한 금액인 최소 1000만유로였다.
한국인 역대 최고 이적료이자 레버쿠젠 역대 최고 이적료이다. 계약기간도 5년에 이른다. 1992년생인 손흥민이 이제 21세는 걸 고려하면, 파격적인 대우다. 그만큼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우승의 한(恨)을 풀어줄 ‘키 플레이어로 여겼다. 루디 �러 단장은 공개적으로 빠르고, 기민하다. 또한, 기술적으로 강하고 훌륭한 신체조건을 지녔다. 젊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라며 손흥민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인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도울 것이다”는 바람을 전했다.

레버쿠젠은 ‘차붐 차범근이 뛰어 국내 축구팬에게 친숙한 팀이다. 차범근은 1987-88시즌 레버쿠젠의 UEFA컵 우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그 이후 레버쿠젠은 딱 한 번 정상에 올랐다. 1992-93시즌 DFB 포칼에서 우승한 뒤 20시즌 연속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무관의 세월이 참으로 긴 레버쿠젠이다.
1904년 창단한 레버쿠젠은 대표적인 ‘2인자로 불린다. 분데스리가 준우승만 5차례였다. DFB 포칼 2회, UEFA 챔피언스리그 1회 등 준우승 횟수가 우승 횟수보다 더 많다.
그 ‘2인자 DNA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2008-09시즌에는 메수트 외질(레알 마드리드)에게 한방을 얻어맞아 베르더 브레멘의 벽을 넘지 못하고 DFB 포칼 준우승에 그쳤다. 2010-11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쳤지만, 도르트문트에 승점 7점차로 뒤져 정상을 밟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어느 팀보다 우승에 목말라있다.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 DFB 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에선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깨야 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토너먼트 울렁증을 극복해야 한다.
레버쿠젠이 손흥민의 영입을 공식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첼시는 안드레 쉬를레의 영입 사실을 알렸다. 쉬를레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삼각편대의 한 축이었다. 언뜻 쉬를레의 공백을 손흥민으로 메우겠다는 복안으로 보이나, 레버쿠젠은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주요 고비마다 무너졌던 아픔을 손흥민이 치유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12골을 기록했는데, 도르트문트 등 강팀과의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레버쿠젠도 이 점을 높이 샀을 터다.
손흥민은 이제 레버쿠젠의 간판선수이자 미래를 짊어질 선수다. 벤치에 앉을 선수에게 1000만유로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기나긴 무관을 끊을 ‘구세주이자 ‘퍼즐로 여겼기 때문에, 아낌없이 거금을 들인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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