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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느님→주계륵’…상승세 잠재운 LG의 고민
입력 2013-06-09 20:55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승리 ‘보증수표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또 무너졌다. 무서운 상승세를 타던 LG도 한 순간에 와르르 내려앉았다. 최근 발휘한 뒷심도 불펜도 손을 쓸 수 없는 마운드 붕괴였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2-8로 완패했다. 6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지만, 연승 행진이 4승에서 멈췄고, 롯데전 스윕의 꿈도 물거품됐다.
이날 LG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1회말 롯데 선발 이재곤이 크게 흔들리며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흔들린 것은 상대 선발만이 아니었다. LG 선발로 나선 주키치가 4회 급격히 무너지며 한 순간에 경기의 흐름이 뒤집혔다.
주키치는 4회에만 4실점을 내주며 조기 강판됐다. 3⅓이닝 동안 투구수는 70개였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 3이닝 6실점(5자책)에 이어 두 경기 연속 4회 강판이었다. 두 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챙긴 주키치는 올 시즌 3승(5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단지 운이 없는 것이 아니다. 주키치의 부진한 투구 때문이다. 올 시즌에만 벌써 5번째 조기 강판. 컨디션 난조로 2군행도 겪었지만,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주느님으로 불렸던 주키치가 올 시즌 ‘계륵으로 변해버렸다.
레다메스 리즈와 함께 원투펀치를 책임질 주키치의 부진은 LG 선발 마운드의 뜻하지 않은 악재다. 시즌 개막 전 우려했던 토종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면 주키치는 등판 때마다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키치가 무너지면서 철벽 불펜을 자랑했던 LG의 뒷문도 활짝 열렸다. 임정우와 류택현, 임찬규가 차례로 나섰지만, 4실점을 더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믿었던 주키치의 부진 여파로 붕괴된 마운드였다.
김기태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우리 선수들 한 주간 수고 많았다”며 주키치에 대한 언급 없이 짧은 소감을 남겼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마음 한 곳에서는 상승세의 기운을 잠재운 주키치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경기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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