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T와 내수주로 편가르지 말자"
입력 2006-10-25 09:22  | 수정 2006-10-25 09:22
오늘의 투자전략(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
IT와 내수주로 편가르지 말자
■ Q1. 최근 美 증시의 상승세가 경이롭다. 경기와 기업 이익 측면에서 최근 상승세를 설명해 본다면?
美 다우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美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 뿐만 아니라, 美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업자들의 업황을 의미하는 NAHB 지수는 지난 9월을 바닥으로 10월에 반등했고, 제조업 경기는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 속도가 완만하다. 경기선행지수는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8월 +0.4%를 저점으로 9월에는 +1.4%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파열음이 발생하기 보다는 완만한 속도 조절 이후 점진적인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 이익 측면에서도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Thomson FirstCall 자료 기준으로 1분기 +14.9%, 2분기 +16.3%, 3분기 예상 +13.9%, 4분기 예상 +11.7%), 우려만큼 둔화 속도가 빠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美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호조세는 Non-US 마켓의 경제 성장세 때문이다. 지난 해 美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전년대비 38.9% 증가했고, 해외 부문에서는 11.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16.8% 증가한 반면, 해외에서의 이익은 26.6%나 급증하며 국내 부문에서의 이익 둔화세를 상쇄시키고 있다. 해외 부문에서의 분기별 이익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3.6%에서 2분기에는 29.5%로 점차 증가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 Q2. 美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에서는 IT주의 약세가 지속 중인데, 전일도 마찬가지였다.

IT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그 원인을 살펴본다면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도 때문이다. 전일도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1,073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금융과 화학, 건설, 통신, 유통 등 내수 업종을 순매수하며 관련 업종의 상승을 이끌었다.
IT 대비 내수주의 상대 강도가 강함에 따라 점차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IT의 상대적 약세로 인해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도 하다. 내수 업종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1위인 전기전자 업종의 하락으로 지수 상승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인가?

■ Q3. 그럼 이러한 IT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IT도 상승할 때가 된 것인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올해 1분기 5.6%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2.6%로 낮아졌다. 게다가 이번 주 27일(금)에 발표될 예정인 3분기 GDP 속보치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2.0%로 2분기보다 한 단계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이유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주택경기 둔화, 그리고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美 가계지출이 3분기부터 호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주가 상승에서도 투자 심리의 호전을 확인할 수 있듯이 10월 소비자 신뢰지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휘발유 가격 하락과 전반적인 인플레 하락이 가계의 구매력을 높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둔화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주택투자가 올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1%p 정도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2분기 2.6% 증가한 소비지출은 3분기에 3.1%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4분기에는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소매 매출도 소비 지출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9월에만 에너지 가격이 전월비 7.2% 하락했고, 가솔린 가격은 13.5%나 급락하면서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비 0.5% 낮아졌다. 전년동월비 기준으로는 지난 6월 4.3%에서 9월에 2.1%로 떨어졌다. 소비자 물가지수의 하락으로 불과 4개월 만에 가계 소득의 구매력이 2%p 이상 높아지게 된 것이다.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서던 휘발유 가격이 10월 들어 2.25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고려한다면 10월 소비자 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소매 매출은 전월비 0.4%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는 휘발유 가격 급락으로 주유소 매출이 9.3% 급감한 여파이다. 주유소 판매를 제외할 경우 9월 소매 매출은 전월비 0.6%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8월 6.0%에서 9월에는 6.9%로 높아졌다.
결국 이번 주 발표될 미국 GDP 속보치에서 봐야 할 것은 표면적인 성장률 부진이 아니고, 소비 지출의 반등 여부인 것이다. 미국 소비 지출의 회복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며, 한동안 억눌려 있었던 IT를 포함한 수출주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 Q4. 향후 투자전략
개인 투자자의 경우 투자 금액의 한계로 인해 종목수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몇몇 종목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내수주보다 IT 종목에 대한 바스켓 비중이 높을 경우 현재 수익률이 좋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단기적인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는 뛰는 내수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주가라는 것이 특별한 이유 없이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지는 않는다. 3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의 소비지출 회복은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 빛을 발할 전망이다. 내년 1분기에는 개인용 윈도우 비스타 출시로 하반기 소비지출 회복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가 또한 이러한 호재를 반영하며 상승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내수주의 우위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IT와 내수주로 편을 가르기 보다는 IT 또한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아직은 IT주를 버릴 때가 아니다. 특히 반도체 주식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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