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 함정에 빠진 2012년 신인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2012년을 대표했던 신인들이 나란히 2년차 징크스에 빠졌다.
올시즌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신인들의 부침 현상도 뚜렷하다. 2년차 징크스 혹은 소포모어 징크스가 집단적으로 나타난 것. 성공적인 첫 활동, 첫 작품에 비해서 그에 이은 활동이나 작품이 부진한 경우를 뜻하는 2년차 징크스는 야구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의욕적인 첫해를 보낸 신인들은 이듬해 몸 상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생소했던 신인도 1년이라는 시간이면 타팀에 버릇부터 장점과 약점까지 모든 것들이 알려지게 된다.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집중견제가 들어오게 되는 것도 부담. 선수 스스로도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이나 노하우도 떨어진다. 또한 주위의 기대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수 스스로 기량이 완성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첫 해 보다 못한 2년차 시즌을 보내는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신인들 역시 그 함정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넥센의 내야수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 투표에서 총 유효표 91표 중 79표를 휩쓸어 박지훈(KIA·7표), 최성훈(LG·3표) 이지영(삼성·2표)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확연하게 안정감이 있어진 수비에 비해서 타격은 지난해에 비해 아직 뚜렷하게 나아진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서건창은 지난해 타율 2할6푼6리 115안타 70득점 40타점 39도루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47경기서 타율 2할4푼3리 43안타 34득점 11타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지는 성적을 내게 된다. 전체적인 타격 페이스와 정확도가 떨어졌다. 테이블세터로서 리그 44위에 해당하는 타율 2할4푼3리, 38위에 해당하는 출루율 3할4푼6리를 기록하고 있는 부분도 아쉬움이 크다. 득점권 타율도 2할1푼1리로 찬스서도 뚜렷한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1번타자의 중책을 맡았지만 올해는 타격부진으로 톱타자의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지난해 KIA 불펜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박지훈의 추락은 더 극적이다. 2012년 50경기에 등판해 3승3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30의 성적을 내면서 쏠쏠한 활약을 했으나 올해는 2군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1군 기록은 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8.00이다. 시범경기서부터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부진한 끝에 2군서 담금질을 거쳤다. 퓨처스리그 16경기서 2승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거두며 구위와 밸런스를 끌어올려 6일 1군에 복귀했다. 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5승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선발과 불펜서 활약했던 LG의 좌완투수 최성훈은 아예 1군 기록이 없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군에서부터 일찌감치 회복에 들어갔지만, 퓨처스리그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지영 역시 기대감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지영은 지난해 54경기서 3할4리 41안타 13타점을 올리며 공격면에서 두드러진 가능성을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타율 2할3푼5리 24안타 12타점으로 크게 나아지지 못한 모습. 적극적인 초구 공략으로 가끔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타점을 올리는 능력은 나아졌다. 그러나 그만큼 정확성면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삼성의 전략적인 접근으로 진갑용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지만 아직은 삼성의 차세대 안방마님으로서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의 언더핸드 투수 변진수는 지난해 등판이 많지 않아 신인왕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31경기서 4승 1세이브 2홀드 특급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빠졌다. 16경기서 2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8.44의 난조를 기록하고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서도 부진하면서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변진수와 함께 나란히 등장했던 넥센의 언더핸드 투수 한현희는 건재하다. 넥센의 셋업맨으로 거듭나 2년차 징크스와 무관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7경기서 3승 10홀드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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