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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 에이스 출격, ‘4일대첩’ 승자는?
입력 2013-06-04 06:25  | 수정 2013-06-04 09:3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현재 2% 아쉬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각 팀의 에이스 혹은 에이스 후보들이 4일 나란히 출격한다.
스포츠에서 ‘에이스(Ace)는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최고의 순간이나 최고의 선수를 지칭한다. 야구에서는 각 팀에서 가장 뛰어난 주전투수를 뜻하고, 골프에서는 해당 홀에서 한 번의 샷으로 볼을 홀에 넣어 스코어 1을 기록하는 ‘홀인원(Hole in one)의 별칭으로 쓰인다. 테니스는 상대방의 실수에 의하지 않고 자신의 샷(shot)으로 올린 득점 중 상대방이 라켓에 맞힐 수 없는 강한 샷이나 코스로 들어간 타구를 ‘에이스라고 부른다. 해당 용어는 트럼프의 최고의 패인 ‘Ace 카드에서 유래됐다는 설명도 있고, 적 전투기를 50대 이상 격추한 공군 파일럿에게 붙이는 ‘에이스라는 명칭에서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다.
야구에서는 기원이 분명하다. 미국 최초의 프로야구팀인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현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 에이사 브레이나드(Asa Brainard)의 이름을 따왔다는 것이 중론. 레드스타킹스는 1869년 창단 이후 2년 동안 130경기 무패와 92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는데, 에이사 브레이나드는 1869년 57경기에 등판해 56승이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투수를 ‘에이사라고 부르다 ‘에이스로 변용됐다는 주장이다.
과거의 사례나 해외의 기준과는 달리 한국 야구에서 ‘에이스라는 단어는 의미와 빈도 모두 남용되고 있다. 4일 나란히 출격하는 대부분의 투수들의 현재 모습도 ‘에이스라는 명칭을 쓰기에는 2% 부족하다. 심지어 무게가 한쪽으로 다소 쏠리는 매치업도 있다. 그럼에도 이름값과 현재 분위기, 각 팀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발 대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판이 짜여졌다.

▲ ‘절치부심 지난해 에이스, 노경은 vs 주키치
잠실 두산 對 LG전은 우완 투수 노경은과 좌완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선발로 나선다. ‘전통의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의 자존심이 걸린 주중 시리즈 첫 경기. 절치부심 중인 두 명의 투수가 나서게 됐다. 둘 모두 지난해 눈부신 호투를 펼쳐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올해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경은은 1승4패 평균자책점 4.22, 주키치는 3승3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중이다. 최근은 회복세다. 노경은은 4월 평균자책점 5.65의 부진 이후 5월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밸런스를 찾았다. 주키치 역시 충격의 2군행 이후 투구판을 밟는 위치를 바꾸는 등 변화를 모색, 1군 복귀 후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근 팀 분위기는 LG가 앞서지만 두산 역시 타선은 살아났다.
▲ 공동 1위 격돌, A.로드 vs 나이트 대결 승자는?
목동 삼성 對 넥센전은 공동 1위 팀의 충돌답게 외국인 투수들이 나란히 출격한다.
무게감은 2승3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중인 우완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삼성)보다 4승1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중인 우완 브랜든 나이트(넥센)쪽에 쏠린다. 로드리게스는 최근 3경기서 13⅔이닝만을 소화하며 경기 당 3실점씩의 부진에 빠졌다.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내용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 4월 12일 데뷔전서 넥센을 상대로 거둔 5⅔이닝 무실점 기록을 되살려 물음표를 벗겨낼 필요가 있다.
나이트는 5월 초 2경기 13실점의 충격을 벗어났다. 최근 2경기서 13⅔이닝 3자책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단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질주를 하지 못하고 있기에, 막강 삼성 타선을 상대로 4월30일 7이닝 1실점과 같은 호투를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냉탕 KIA-김진우 vs ‘온탕 롯데-이재곤
사직 KIA 對 롯데전은 최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두 명의 투수가 나선다.
팀 온도도 마찬가지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KIA는 최근 10경기서 3승7패, 롯데는 7승3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2경기 2패 13실점(8자책)으로 부진한 우완투수 김진우(3승4패)와 2년만에 6⅓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언더핸드 투수 이재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로 지옥과 천국이다. 5월 시작 당시 1위에서 현재 5위로 떨어진 KIA와 6위에서 3위로 올라선 롯데. 두 팀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2패로 팽팽하다. 이름값에서는 김진우쪽에 무게추의 균형이 많이 기울어지지만 현재 분위기는 확연히 롯데쪽에 쏠리고 있다. 변수가 많은 쪽은 김주찬이 가세하고 타자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은 KIA다.
▲ ‘NO.1 세든 vs ‘위기 에릭, 극과 극 대결?
마산 SK 對 NC전은 현재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 좌완 투수 크리스 세든과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외국인 우완 투수 에릭 해커가 격돌한다. 세든은 현재 5승3패 평균자책점 1.72(2위)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리그 2위에 해당하는 8회. 시즌 초 압도적이었던 같은 팀 조조 레이예스가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SK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등판이 단 2경기. 최다실점이 3점일 정도로 안정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든만은 100% 충족이다.
반면 에릭은 1승3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같은 팀 외국인 투수 찰리와 아담이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비해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단 4월 충격의 2군행 이후 5월 완연한 회복세다. 4경기서 평균 7이닝을 넘는 28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77로 호투했다.
SK로서는 막내구단 NC를 상대로 2승4패에 그치고 있는 것이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기록이다. NC 입장에서는 최근 10경기 7승3패의 뜨거운 분위기서 (전적대로라면) 해볼만한 상대를 만났다. ‘진짜 에이스와 ‘팀 NO.3 외국인 투수가 나서는 두 팀의 대결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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