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임성일 기자]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가 한국축구에 애정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분데스리가와 독일 FA컵까지,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독일의 명문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명예회장인 베켄바워가 3일 한국을 찾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대십자 공로훈장을 전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베켄바워는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축구를 향해 애정 어린 덕담을 전했다.
특히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등을 염두해 한국선수들이 인기가 높은 것은 기술이 좋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의 많은 클럽들이 한국 선수들을 원한다”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켄바워가 한국선수들에게 칭찬한 ‘근성과 기술은 현재 독일축구가, 분데스리가가 다시금 부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베켄바워 명예회장은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을 제패하는 과정을 보았을 것이다. 이제 독일 축구는 상당히 흥미진진해졌다”면서 독일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에 기술이 가미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는 뜻을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 선수들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덕담이었다. 이어 한국축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하서도 조언을 전했다.
베켄바워 회장은 바이에른 뮌헨도 그렇고 독일 대표팀도 그렇고,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스쿼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클럽이 운영하는 유스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라면서 10여 년 전부터 독일축구협회와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연계해 유스 아카데미 운영에 주력했다”는 말로 뿌리를 튼튼하게 했던 것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1998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여 년 전부터 유망주 발굴에 집중했다. 독일도 그것을 보고 10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한 것”이라면서 우리도 프랑스에게 배웠다. 한국이 원한다면, 독일의 유스 아카데미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다”며 적극적인 충고를 전했다.
당장에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멀리 내다본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결국 꾸준하게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힘이라는 설명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역시 슈바인슈타이거나 뮐러 등 주축들이 모두 유스 출신이며 이들이 곧 새로운 전차군단 독일대표팀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켄바워 회장은 한국의 어린 선수들도 분데스리가 클럽의 유스 아카데미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운영 노하우를 원한다면 (대한축구협회에서)사람을 보내라. 우리도 프랑스에서 배웠다”는 말로 다시금 적극적인 ‘흡수를 추천했다.
한편, 3일 오전 한국을 찾은 베켄바워 회장은 저녁 독일대사관이 마련한 만찬에 참석한 뒤 4일 다시 독일로 출국할 예정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