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6월은 출발부터 우울했다. LG 트윈스에게 ‘스윕 당하며 3연패를 기록했다. 어떻게든 버텼던 4강에서도 밀려났다. LG,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등 하위권 팀들과의 12연전을 통해 승수 사냥과 함께 상위권 도약을 꾀했지만 5승 7패로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하며 추락했다.
KIA의 LG전 스윕은 경기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에서도 악몽이었다. 선동열 감독이 강조하던 ‘지키는 야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말 2연전에서는 모두 선제 득점을 뽑고도 뒷심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쳤으니 더욱 애석할 KIA다.
불펜 방화가 또 이뤄진 것이다. KIA가 LG에게 내준 23점 가운데 불펜은 16점을 실점했다. 실점 비율이 69.6%로 매우 높았다. LG는 뒷심을 발휘해 7회 이후에만 20점을 획득했다. 반대로 보면, KIA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3경기 연속 특정 한 이닝에 9점-5점-4점 등 대량 실점을 했다. 언제든지 터지는 ‘폭탄이 따로 없었다.
더욱 큰 충격은 필승조가 예외없이 모두 무너졌다는 것이다. 마무리 앤서니 르루를 비롯해 송은범, 신승현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 팀의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임무를 100% 수행하지 못했다. 최근 필승조가 안정감을 갖춰가고 있는 터라, 그 쓰라림은 더욱 쓰라렸다.
앤서니는 지난 2일 8회 마운드에 올라갔다. KIA가 4-0으로 앞서 있는 상황이었다. 1주일 만의 등판이었고, 전날 불펜에 부하가 걸려, 2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앤서니는 9회 뭇매를 맞으며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방심한 듯 안타를 맞았는데 상대의 기만 살려준 시즌 최악투였다. 앤서니가 블론세이브를 하면 지지 않는다는 공식도 깨졌다.
송은범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1일 경기에서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KIA 이적 후 2패째다. 1⅓이닝 3실점을 했다. 8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김용의에게 결승타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안정감도 부족했다. 9타자를 상대해 볼넷을 4개나 남발했다.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KIA 필승조는 붕괴됐다. 불운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투구 내용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슴 졸이게 만드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KIA 필승조의 신뢰도 한 단계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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