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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류현진, 2000년 박찬호 전성기 ‘압도’
입력 2013-05-30 09:10  | 수정 2013-05-30 09:25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류현진의 현재 페이스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전성기인 2000년 같은 시기에 비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류현진은 29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엔젤스와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내주며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11경기만의 완봉승이자 6승째. 2006년 6월 3일 박찬호가 완봉승(6이닝 강우콜드)을 따낸 이후 7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나온 한국인 투수의 완봉승 기록이다.
자연스럽게 역대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 투수 중 최고의 성적을 낸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에 견주는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0년 박찬호는 18승 10패 평균자책점 3.27을 올리며 자신의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모습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같은 시기 박찬호를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류현진이 현재 기록 중인 6승(2패)과 71⅓이닝은 내셔널리그 신인 중 모두 최다, 평균자책점은 2.89로 더욱 낮췄다. 2000년 같은 시기 박찬호는 11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66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세부 내용을 놓고 보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류현진은 6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22개의 사구를 허용했고, 박찬호는 5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43개의 사구를 내줬다.

두 명의 투수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이유는 그해 박찬호가 유독 전반기에 부진했기 때문. 전반기를 9승 6패 평균자책점 4.17에 그친 박찬호는 후반기 9승4패 평균자책점 2.23의 대활약으로 당시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의 자리에 올랐다. 그해 박찬호는 1표도 획득하지 못했지만 최고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상인 사이영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기록을 놓고 보면 류현진의 제구력과 탈삼진 능력이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 당시 페이스보다 훨씬 앞선다. 박찬호가 앞서는 부분도 있다. 2000년 같은 시기 박찬호는 경기 당 안타 허용 수 6.64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랜디 존슨의 5.64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안타를 허용했다. 피안타율은 2할1푼9리로 현재 류현진의 2할2푼5리에 비해 앞선다.
변수는 타자들의 전성시대였던 2000년과 투고타저에 가까운 현재 리그의 차이다. 리그별 구장별 차이를 고려한 조정방어율을 살펴보면 류현진은 현재 126의 수치를 기록 중이다. 조정방어율은 리그 평균 방어율/본인 방어율*100을 곱해서 구하고, 투수의 홈 경기장 등의 요소가 고려된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2000년 박찬호는 132(3.27)의 조정방어율을 기록 1995년 노모 히데오의 150(2.54)에 이은 동양인 투수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이것은 박찬호의 2000년 시즌 최종 조정방어율 기록이다. 류현진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더라도 조정방어율면에서는 박찬호가 약간 앞서는 셈이다.
이제 변수는 류현진이 이런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박찬호는 전성기 시절 ‘여름 사나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시즌 초 부진하다가도 여름이 오면 승승장구했다. 류현진의 과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에 비해 훨씬 긴 이동거리와 짧은 로테이션 간격의 영향은 체력문제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이른 시기 잠깐 논란이 됐던 체력 문제는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으로서는 현재 페이스를 시즌 내내 끌고 가는 것이 과제인 셈. 그럼에도 분명 아직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지만 류현진의 페이스는 박찬호의 전성기보다 나은면이 있다. 단순히 첫 완봉 시기를 비교해보더라도 박찬호의 첫 완봉승이 나온 것은 선발 141경기였고 류현진은 11경기만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돌풍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 수 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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