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영화 ‘이웃사람의 여파가 있는 것 같다”는 마동석은 ‘이웃사람의 조폭 안혁모와는 조금 달리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조직 폭력배 역할이니 친정에 돌아온 것 같이 편안하지 않았느냐는 투로 물었기 때문이다.
앞서 안혁모는 스릴러 ‘이웃사람에서 우락부락한 조폭으로 등장하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전했다. 남택수 감독은 ‘뜨거운 안녕에서 ‘이웃사람의 안혁모가 은퇴해 호스피스 병원에 있는 것처럼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마동석은 다르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분석은 성공적이다. 지인들은 또 다른 깡패 같다”고 했고, 마동석은 그 반응을 좋다고 했다.
‘뜨거운 안녕은 호스피스 병원을 배경으로, 시한부 환자들이 밴드라는 인생 마지막 꿈을 향한 도전을 그린 휴먼 드라마. 마동석은 극 중 전직 조폭 출신 뇌종양 환자 무성 역을 맡아 ‘연예인 병이 제대로 걸린 문제 아이돌 이홍기 등과 호흡을 맞췄다. 삶과 죽음을 다룬 영화는 웃음과 감동 사이를 절묘하게 오간다. 유치하지도 않고, 그렇게 억지스럽지도 않다.
마동석은 웃음을 주는 캐릭터이긴 한데 어느 선을 넘어가면 안 됐기 때문에 조절을 잘해야 했다”며 시한부 역할이니 감정선도 잘 지켜야 했다”고 회상했다. 오랫동안 해온 운동으로 몸집이 크고 좋은 그는 아픈 환자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10㎏도 감량했다. 죽음을 앞둔 환자를 연기하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고 기억했다.
사실 그는 영화 ‘반창꼬의 소방대장, ‘퍼펙트 게임의 야구선수, 드라마 ‘히트의 형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았다. ‘조폭 이미지가 워낙 강하지만, 다른 역할도 잘 소화했다. 근래 들어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영화 제작사들에게 러브콜이 끊임없다. ‘감기, ‘더 파이브, ‘결혼전야 등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이 많다는 것으로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해 봤을까?
배우가 전혀 안 될 것으로 보이는 애가 배우로 나서서 그런 것 아닐까요? 또 배우가 되기 위한 정규교육을 받은 친구가 아닌데, 많이 나오니까 응원해주는 게 아닐까 해요. 또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서 일수도 있고요.”(웃음)
연기하겠다고 마음먹고 한국에 오면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히 큰 어려움 혹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고 각오하고 왔어요. 마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왔으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괜찮더라고요.”
4년 전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촬영을 하며 척추를 부상당하는 등 뼈가 부러지고, ‘천군에서 영화 10도 이하의 물속에 옷을 벗고 들어갔다가 병원 신세를 지는 등등. 많은 고생을 했어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부모님은 계속해서 운동을 원했지만 몰래 영화 현장에 나섰다는 그는 과거에 1년에 50만원을 벌었다”고 했지만, 영화가 좋아 참아냈다. 이제는 경제적인 면은 문제없는 듯 웃으며 만족했다.
어렸을 때 드럼을 치고 만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끈기가 없어 일찍 포기했다”는 그는 영화와 운동은 자신의 적성과 맞아떨어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그랬어요. ‘운동하는 사람이 뭔 연기냐?고, ‘네가 배우가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한 사람도 많았어요. 연예계에서 일을 하던 친한 친구가 연기하기로 마음먹는데 큰 용기를 줬죠. ‘천군 캐스팅도 가능하게 해줬어요.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또 바쁜 매니저들이 항상 고맙네요. ‘마동석이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저는 항상 생각해요. 의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를 좋게 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우정 출연도 망설이지 않는다. 곧 개봉하는 영화 ‘배우는 배우다와 ‘미스터고에도 우정 출연한다. 앞서 ‘댄싱퀸, ‘네버엔딩 스토리 등에도 잠시 등장했다.
마동석은 예전보다 조금 사람들이 알아보긴 하는데 나 자신을 스타나 연예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요새 한작품씩 해 나가는 게 사람들 눈에 띄니깐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관심을 받으니 연기를 할 때 더 믿음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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