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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잔인한 5월, 장마를 기다리는 남자?
입력 2013-05-09 18:22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때는 5월초. 이제 봄의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프로야구 열기가 꽃을 피우는 시기다. 그런데 벌써 7~8월 장마를 기다리는 남자가 있다. LG 트윈스 ‘캡틴 이병규(9번)다.
9일 잠실구장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두 번째 시리즈 3차전이 우천 취소됐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LG전 2연승을 거두면서 스윕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LG는 4연패의 늪에 빠지며 침체된 분위기. 위기의 LG였다.
이날 오후 이병규는 우천 취소 소식이 전해지기 전 LG 더그아웃에서 빗줄기를 바라보다 물었다. 이거 장마 아닌가요?” 봄비를 바라보며 장마라니. 물론 농이었다. 이병규는 그냥 지금부터 장마가 와 버리지…”라며 웃은 뒤 애꿎은 빗방울에 대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최근 연패에 빠진 LG의 팀 분위기 때문이다. LG는 최근 4연패를 포함해 8경기서 1승7패를 기록하며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순위는 7위까지 뚝 떨어졌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

팀 분위기를 떠나 이병규 개인으로도 하루 휴식이 나쁘지 않다. 1군에 합류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또 전날 경기서 사구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공에 맞아 다리에 멍도 들었다. 이병규는 다리에 멍 든 것을 빼고는 괜찮다”며 넉살 좋게 웃었다.
김기태 LG 감독도 비가 싫지 않다. 김 감독은 하늘이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안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럴 땐 하루 쉬고 싶다. 이동일이기도 하고…”라며 은근히 빗줄기가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늘이 도왔다. LG 구단 관계자도 차라리 잘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넥센은 어떨까. 비가 반갑지만은 않을 터.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우천 취소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염 감독은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분위기는 따지지 않는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더라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내가 선수 때 전날 4타수 4안타를 쳤더라도 선수들 심리는 비오면 하기 싫다. 팀 분위기가 안 좋으면 당연히 쉬는 게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부산으로 옮겨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다. 넥센도 목동에서 물오른 SK 와이번스를 상대한다. 우천으로 취소된 하루 휴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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