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근혜·오바마의 만남, 이를 지켜보는 김정은
입력 2013-05-08 17:06 
박근혜 대통령과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북한에 대해 두 정상이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북한에 대해 한미 두 정상의 의견은 일치하는지 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오바마 / 미 대통령
- "박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나의 접근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중요한 것은 (도발) 억제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도발에 대응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관점에서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인식이 같다는 얘기입니다.


이 사진을 한 번 보시죠.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건물 바깥 기둥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포옹이나 등을 두드리는 친근한 모습은 아니지만,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대하는 예우는 깎듯한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한미 동맹 60주년임을 강조하며 우리말로 환갑이라고 직접 말하며 친근감을 나타냈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오바마 / 미 대통령
- "한국에서는 생명과 장수를 기념하기 위해 ‘60세를 ‘환갑이라며 특별한 날로 축하한다고 들었다.

박 대통령은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사실 정상회담에 앞서 미 의회조사국이 내논 '한미 관계 보고서'는 한미 두나라가 대북 정책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북한의 대남 위협에 따른 안보 위기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할 것' (박근혜 대통령)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지만, 북한은 먼저 도발적 행동의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오바마 대통령)

다시 말해 박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겁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관계 개선은 절대 없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더 유사하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차이에 대한 우려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해소됐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 한미 정상은 분명한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바로 도발이나 위협에는 어떤 보상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두 정상의 얘기를 다시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북한이 왜 지금 도발의 수위를 낮추느냐는 것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이라든가 북핵 도발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보내고…"

▶ 인터뷰 : 오바마 / 미 대통령
- "김정은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행동으로 평가해 볼 수밖에 없다. 도발적이고 막다른 골목까지 가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

그럼 여기서 이진우 매일경제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미국내 반응 잠깐 듣겠습니다.

<이진우 워싱턴 특파원>

1.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미국 언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2. 첫 여성대통령과 첫 흑인 대통령의 만남이라
관심이 컸는데, 만남은 어땠습니까?

3. 아무래도 박 대통령이 여성이다보니 예전에 다른 대통령들처럼 포옹을 한다거나 등을 가볍게 치는 스킨십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4. 그래도 미국으로서는 최상의 의전을 한거죠?

5. 대북 문제에 있어 한국은 남북 대화에, 미국은 비핵화에 최우선 관심을 두고 있어 시각차이가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런 우려는 해소된건가요?

6. 관심이 컸던 것은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였는데, 일단은 2015년에 이전하는 것은 가는 모양이예요?

- 안보 공백을 걱정하지 말라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얘기했죠?

자. 이제 남은 것은 김정은의 태도입니다.

김정은은 평양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도발 위협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을까요? 아니면 이제는 대화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을까요?

그토록 원하는 북미 대화가 당장 열리기는 어렵다고 느꼈을까요?

이 사진들을 보시죠.

김정은이 미림 승마구락부를 방문한 모습입니다.

또 이 사진은 문수물 놀이장과 국가과학원 생물공학분원 잔디 연구소를 방문해 현장 지도하는 모습입니다.

부인 리설주와 함께 양각도 축구 경기장을 둘러보는 사진도 있습니다.

지난달 까지만 하더라도 하루가 멀다하고 군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이었는데, 어딘가 좀 다르지 않나요?

북한이 동해안에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을 최근 철수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민석 / 국방부 대변인
- "북한이 완전히 철수하면 우리가 말씀을 드릴 수 있겠다고 했는데, 북한의 미사일 움직임은 지금 계속 추적하고 있고…."

3월에 미사일부대와 장거리 포병부대에 발령한 '1호 전투근무태세'를 지난달 말 해제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미 독수리 훈련이 끝나면서 북한의 도발 위협이 한층 낮아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두달간 고수했던 대결 국면에서 빠져나오려는 출구 전략일까요?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만큼 이 출구전략은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이 북한 특유의 위협과 협박 전략이 통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더 격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출구전략 처럼 보이는 것이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무수단 미사일을 철수했지만,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여전히 동해안에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한미 대잠훈련과 해상훈련이 시작되자 또 '서해 5도 불바다' 위협을 했습니다.

어느 것이 북한의 진짜 속내일까요?

김정은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우리와는 긴장관계를, 미국과는 대화 분위기를 가져가고 싶은 걸까요?

당분간 불안한 남북관계는 지속될 것 같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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