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은 조윤희(주민영 역)와 결혼식을 앞둔 이진욱(박선우 역)이 과거에 갇힌 채 현재로 돌아오지 못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새드엔딩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여행으로 인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이진욱의 모습은 시간여행을 ‘행운이라고 생각해 왔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던지고 있다. 처음 향을 손에 넣은 이진욱 역시 과거로 돌아가 죽은 아버지를 살리고, 다시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갈 생각에 기뻐했다.
향을 이용해 20년 전 건강했던 어머니를 만나 애틋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시한부 인생이었던 자신의 삶을 바꿔 연인과의 오랜 시간 함께 할 계획을 세우는 등 시간여행을 통해 다시 행복한 삶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천운과도 같았던 시간여행은 곧 독이 되어 돌아왔다. 네 번째 시간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순간, 사랑하는 여인인 조윤희는 순식간에 조카로 변해 있었고, 조윤희가 이진욱과 연인이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현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다시 살아난 형 전노민(박정우 역)은 결국 자살했고, 결국 조카로 남기로 한 조윤희는 평생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등 이진욱의 시간여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 것.
이진욱 역시 시간여행을 통해 숨겨져 있던 가족의 진실과 아버지를 죽인 진범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자신이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행복한 가족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좌절을 맛보게 되는 것.
'나인'의 김영규 책임 프로듀서는 시간여행이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만큼 '나인'은 계속 반전을 선사하고 있다. 시간여행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끝까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며 '나인'의 마지막 회를 보고 나며 화려한 볼거리와 반전 스토리 속에 숨겨진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진한 여운을 남길 것”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