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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조금도 손해 보는 장사 아니었다
입력 2013-05-08 06:07  | 수정 2013-05-08 09:0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6일 SK와 KIA가 단행한 2대2 트레이드는 빅딜이었다. 윈-윈 트레이드라고 평가됐지만, 혹자는 KIA가 더 알짜를 챙겼다는 평이었다. 다른 팀 감독들도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라며 단숨에 약점을 보완한 KIA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일 SK와 KIA는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가 펼쳐졌는데, 그 결과 SK가 조금이라도 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SK는 두산을 상대로 8-3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시즌 첫 승을 땄던 이 경기에서 ‘이적생 김상현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화끈하고 강렬한 신고식이었다.
실상 이번 트레이드의 중심축은 김상현과 송은범이었다. 그런 가운데 시즌 초반 부진했던 김상현이 터지느냐가 관건이었다. 김상현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긴 하나 몇 년 전과 같은 ‘포스를 보여주진 못했다.

그런데 그 첫 경기에서 김상현의 ‘Again 2009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리고 김상현은 새 동료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SK 타선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해 득점 기회를 모색하는 등 이전 경기들에서 무기력하게 공격을 끝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특히, 김상현이 득점의 물꼬를 텄던 1회와 8회 공격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물론, 두산 마운드에 차질이 생겼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선발 이재우가 팔꿈치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일찌감치 내려가면서 계투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다고 해도 SK 타선은 타자 새 얼굴이 한 명 들어갔다고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줬고 그 희망을 엿봤다. 오른손 거포를 원했다”던 이만수 감독의 갈증도 씻겼다.
더불어 김상현의 합류로 타선에 경쟁의식이 더욱 강화됐다. SK 선수들은 상견례를 마친 뒤 지난 활약상은 다 잊어지기 마련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욱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며 저마다 각오를 다졌다. 침묵하던 SK 타선에 부는 긍정의 바람이다.
김상현에 비중은 낮긴 하나, 진해수도 SK에겐 중요한 열쇠였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핵폭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지만, 불펜 강화를 위한 카드였다.
진해수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돼 불펜 대기했으나 마운드를 오르진 않았다. 윤길현-최영필-김준-전유수가 바톤을 넘기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진해수도 조만간 데뷔를 치를 텐데, 이만수 감독은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만수 감독은 그동안 송은범 없이 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박희수의 복귀로 중간 계투도 달라졌다. 부담을 덜었다”면서 (진)해수는 심성이 착하다. 더 담력이 있어야 하는데 긍정의 마인드를 갖기를 바란다. 145km 이상의 빠른 공을 지녔는데 그 강점을 잘 살려야 한다. 해수에게 마음껏 던지고 싶은대로 던지라고 했다.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만수 감독의 표현대로 지난주 심하게 흔들렸던 SK 불펜은 박희수가 돌아와 마무리 고정을 맡으면서 안정감을 갖췄다. 두산의 막강 타선을 상대로 2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했다. 몇 점차 리드에도 안심하지 못하고 불안해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었다. 중간 계투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왼손 진해수마저 제 몫을 다해준다면 SK로선 더욱 단단해진 허리를 구축하게 된다.
진해수는 8년간 뛴 곳을 떠났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야구를 하는 건 똑같다.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 SK에 왔으니 개인적으로 (박)희수형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면서 그리고 감독님 말씀대로 자신있고 씩씩하게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단 1경기라 섣불리 판단할 수도 있으나, 뒤집어 그만큼 김상현의 활약은 대단했다. 김상현만 확실하게 터진다면 대성공이었으니, SK로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여기에 슬라이더가 아닌 직구를 주무기로 할 진해수까지 연착륙을 한다면, SK는 제대로 ‘잭팟을 터뜨리게 된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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