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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실책 남발’ 롯데, 불안한 적신호들
입력 2013-05-04 08:37  | 수정 2013-05-04 10:5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5경기 12실책.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진 불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4경기를 치른 현재 실책숫자는 25개로, 최다 실책 팀 NC(27개)보다 불과 2개가 적을뿐이다. 경기 당 1개를 넘어섰다.
위험 신호등이 켜졌다. 지난해 롯데는 133경기에서 83실책을 했다. 경기당 0.62개 꼴로 SK(63개), 삼성(67개) 다음으로 적었다. 이같은 실책 페이스가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낙관적이지만도 않다.
실책이 결정적인 순간 나오거나, 빌미가 돼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5경기 동안 롯데는 2승3패를 했는데, 완패를 당한 4월 30일 대전 한화전과 3일 부산 삼성전 두 경기는 실책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1일과 2일 한화전 두 경기 연속 신승도 하마터면 실책 때문에 경기를 그르칠 뻔 했다.

더군다나 야수진이 연쇄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불안한 요소다. 한 두 명의 문제가 아니다. 내야에서는 3루수 황재균이 4개, 유격수 박기혁이 3개, 문규현이 2개, 1루수 박종윤이 2개, 1루수 장성호가 1개, 포수 용덕한이 2개를 기록했다. 내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낫긴 하지만 또한 상대적으로 실책이 적게 나오는 위치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롯데 외야도 실책이 많은 건 마찬가지다. 손아섭이 2개, 김문호가 3개를 기록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는 이보다 더 많다. 이런 실책 남발이 마운드의 부진도 불렀다. 1일 크리스 옥스프링의 3실점 중 1점만이 자책점이었고, 고원준의 굴욕적인 ⅔이닝 6피안타(1홈런) 2볼넷 7실점(4자책)도 실책이 기여한 바가 적잖았다. 4월 30일 송승준이 3⅔이닝 동안 5실점(3자책)을 한 것도 수비진의 책임도 있다. 투수들의 집중력과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일거에 무너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실책은 당연히 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훌륭한 선수들은 수비 상황에서의 실책을 타격까지 끌고 가지 않지만, 많은 선수들은 실책 이후 타격에서도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경기 전체의 흐름 차원에서도 더욱 실책의 부정적인 측면은 많다.
실책이 쏟아지는 경기는 지켜보는 이들의 맥도 빠지게 한다. 팬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대비 넥센 다음으로 많은 관중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투타밸런스가 맞지 않아 무기력한 경기를 한데다 최근에는 실책이 쏟아지면서 관중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다.
가장 큰 적신호는 실책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뚜렷한 백업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불안한 수비가 연쇄적인 실책을 부르고 있는 것. 언제든 터질수 있는 폭탄이다.
많은 야구인들이 꼽는 강팀의 첫 번째 조건은 탄탄한 마운드와 수비력이다. 올해 ‘마운드 왕국을 기치로 걸었던 롯데에 실책이라는 암초가 다가왔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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