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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스무살 웨버의 ‘수퍼스타’, 감탄 안하고 별 수 있나…
입력 2013-05-03 17:46  | 수정 2013-05-03 17:55

죽음의 고통까지 감수하면서 예수가 받아들여야 했던 하늘의 뜻은 사실 알지 못하나,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음악의 만남은 분명 운명인 듯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보고 나니 천재 작곡가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탄생시키며 20세기 뮤지컬 음악계 전설이 된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웨버는 음악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며 자랐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 피아노, 프렌츠 호른 등을 연주했고 7살 때 작곡실력을 뽐내며 일찌감치 천재성을 드러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그런 웨버가 21세 어린 나이에 만든 파격적인 록 오페라. ‘불후의 콤비인 라이스와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들은 구속을 거부하는 히피 문화와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로 대변되는 록 음악의 절정기인 1970년에 대중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완성해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품의 소재는 예수의 죽음.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하게 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일주일 동안 겪은 고뇌를 다뤘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은 충격적일 정도로 신선하다. 비열한 배신자로 알려진 유다는 예수를 너무 사랑한나머지 어쩔 수 없이 배신을 한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에 강렬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클래식 록 음악이 가미돼 감동을 극대화시킨다.
세련되면서도 그윽한 고혹미, 또는 완성된 웅장함 보다는 다듬어지지 않은 젊은 에너지가 작품 전면에서 느껴진다. 떠오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거치게 몰아쳤을 웨버의 열정과 고뇌가 저절로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다.
지친 예수를 달래는 마리아의 노래는 천사의 속삭임과도 같고 예수를 조롱하는 헤롯의 노래는 기막히게 위트가 넘친다. 예수가 죽음 직전 악에 바쳐 부르는 노래는 소름이 돋을 만큼 거칠면서도 뭉클하다. 관객들은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극과 극의 노래들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다.
좋은 노래만큼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역량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지저스 역의 박은태, 유다 역의 윤도현 등 배우들은 높은 음역대의 고난이도 음악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정선아 역시 뮤지컬 스타의 명성다운 아름다운 목소리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웨버의 천재성을 두 말 없이 인정하게 만드는 작품. 음악과 시선, 완성도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웨버의 팬이라면 무조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겠지만 웨버와 록을, 도전에 무관심한 관객이라면 사전 지식을 알고 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6월 9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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