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용감한 공무원…편의점 강도 몸싸움 끝에 검거
입력 2013-04-25 15:41  | 수정 2013-04-25 15:45
30대 우체국 직원이 새벽시간 편의점 두 곳을 돌며 강도짓 한 20대를 추격해 몸싸움 끝에 붙잡았다.

광화문 우정사업본부 직원 윤봉규(35)씨는 25일 새벽 일행 3명과 함께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편의점에 들렀다.

잠시 뒤 검은색 복면을 쓴 남성이 편의점에 들어왔다.

윤씨와 잠깐 눈이 마주친 사이 20대 남성은 재빠르게 흉기로 아르바이트생을 위협, 12만원을 빼앗아 순식간에 달아났다.


한눈에도 앳돼 보이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은 '강도를 당했다'며 울먹였다.

윤씨는 곧바로 편의점을 나가 강도를 쫓기 시작했다. 한치의 고민도 없었다고 했다. 윤씨의 지인 3명도 윤씨를 뒤따라 뛰었다.

이때부터 추격전이 벌어졌다.

코너를 몇 군데 돌자 강도는 흉기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윤씨는 강도와 일 대 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윤씨는 흉기를 놓친 강도를 곧 제압했다.

출동한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강도는 바닥에 엎드려 윤씨에게 손목을 잡힌 채 완전히 붙잡혀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직전에 인근 편의점에서도 여종업원을 위협, 강도짓을 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경찰서는 체포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정모(22·지적장애 2급)씨를 우선 병원에서 치료받게 한 뒤 특수강도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윤씨는 최근 디스크 증상으로 휴직계를 내고 물리치료를 받아왔다. 이날도 몸싸움 중에 무리가 와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윤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레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던 것 같다"며 "당시에는 당연히 쫓아가야 된다고 생각했을 뿐 다른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운동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데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나쁜 짓을 하긴 했어도 (피의자가)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의정부경찰서는 윤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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