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옥성 경감의 마지막 순간, 1초도 망설임 없이…사건 당시 영상 공개
입력 2013-04-17 15:15  | 수정 2013-04-17 15:21

고 정옥성(46) 경감이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기도자를 구하려 했던 당시의 영상이 17일 공개됐습니다.

2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달 1일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출동한 강화경찰서 내가파출소 소속 순찰차량의 블랙박스에 녹화된 것입니다.

영상은 이날 오후 11시 24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 경감이 자살 기도자 김모(45)씨를 쫓아 전력 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김씨는 자살을 말리는 정 경감을 뿌리치고 갑자기 선착장으로 있는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정 경감도 뒤를 바짝 쫓으며 김씨의 몸을 잡으려 전력을 다해 달렸지만 두 사람 사이의 1m가량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경사진 선착장을 약 30m 내달리다 먼저 물에 빠졌으며 정 경감도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김씨를 쫓아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상부에 보고하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지만 정 경감은 위험에 처한 시민을 구하려고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정 경감은 물에 빠진 김씨를 잡으려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았습니다. 허벅지 높이의 물에서 중심을 잡고 일어선 정 경감은 다시 김씨 쪽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여 손을 뻗었지만 이내 바다에 휩쓸렸습니다.

현장에 함께 출동한 동료 경찰관은 김씨와 정 경감이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선착장 앞까지 급히 따라갔지만 둘 다 이미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뒤였습니다.

강화군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물살이 센 강화도의 밤바다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강화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정 경감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평소에도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정 경감이기에 시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던졌을 것이라고 동료 경찰관들은 전합니다.

김씨의 시신은 사건 발생 이틀만인 지난달 3일 투신지점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강화도 해안에서 발견됐지만 정 경감의 시신은 50일 가까이 이어진 수색작업에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강화경찰서에서 인천경찰청장(葬)으로 정 경감의 영결식을 엄수할 예정입니다.

정 경감은 1991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뒤 22년간 경찰청장 표창 등 27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은 우수 경찰관입니다.

유족으로는 어머니(69), 부인(41)과 함께 고1 아들(16), 중1 남녀 쌍둥이(13) 등 2남1녀 자녀가 있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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