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영화사 ‘인앤인픽쳐스(IN&IN Pictures)를 차리고 10여 년을 운영하면서 두 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영화 ‘복면 달호(2007)를 제작했고, 프랑스산 애니메이션 ‘리틀 비버(2009)를 수입했다.
1개 작품이 더 있었으나 장렬히(?) 엎어졌다. 앞서 연출 데뷔작 ‘복수혈전(1992)은 흥행에 실패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웃음 소재로 승화해 이제는 초탈한 것 듯 보이지만, 그에겐 흥행 실패작으로 남아 있다.
이경규는 15일 밤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나 영화사를 차리고 운영해오면서 비싼 수업료를 냈는데 많이들 몰라준다”고 서운한 듯 말했다. 제작자로 크게 흥행한 것으로 알려진 ‘복면 달호도 본전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일본 등 외국에도 팔렸지만 극장 개봉이 아니라 DVD용이었을 뿐이라고 짚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도전하는 게 멋있다고 하자 도전하는 게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영화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어려워서였을까. ‘복면 달호 이후 6년이 지나서야 새로운 작품을 들고 왔다. 국민 예능프로그램인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전국노래자랑(5월1일 개봉)이다.
참가자들이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한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담았다. 미용실에서 일하다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수상을 한 뒤 ‘무조건으로 대박을 터트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경규는 실제 박상철의 이야기”라며 억지웃음과 눈물이 없다. 눈물 흘릴 사람은 흘리고,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박상철은 펑펑 울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수년 전 KBS미디어로부터 판권을 사왔고, 이경규가 이야기를 개발하고 기획했다. ‘복면 달호 무대인사를 돌아다니며 생각을 구체화한 영화다.
이경규는 ‘복면 달호 때와 마찬가지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복수혈전으로 놀림을 받긴 했지만 연출자로 나설 욕심이 없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경규는 7~8년이 지나 60세가 되면 연출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를 묻자 지금은 여기 저기 많이 찾아주지만 나중에는 찾는 프로그램이 없을 테니까”라고 농반진반으로 얘기해 웃음을 줬다.
영화 만드는 건 어렵고 무섭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그에게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고생을 하느냐?”고. 그의 답은 유쾌했다. 재밌잖아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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