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북한 "굶어 죽을 바엔 전쟁하자" VS "자살행위 미친 짓"
입력 2013-04-01 12:38  | 수정 2013-04-01 17:21
한반도 3.8선에 포성이 멎은 지 60년.

여러분은 다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십니까?

최근 한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인 51.3%가 전쟁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43%는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두려우냐고 물었습니다.

54.9%가 두렵지 않다고 응답했고, 두렵다는 의견은 43.6%였습니다.

시민들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최은서 / 서울 중곡동
- "북한은 핵을 만들었잖아요. 실험까지 다 마쳤는데 그걸 우리한테 쏜다고 자꾸 그러니깐 전쟁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인터뷰 : 한대상 / 서울 도화동
- "(북한을) 너무 자극 안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도가 넘은 것 같은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인터뷰 : 이노학 / 서울 길음동
-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니요, 믿진 않고…하도 그런 말이 많아서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 인터뷰 : 이광수 / 부산 수정동
- "계획된 전면전은 없다고 봅니다. 북한은 전쟁할 능력이 없잖아요."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또 북한의 위협이 두렵다는 국민이 40%를 넘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근래 보기 드물게 호전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온갖 위협적 발언에도 개성공단 폐쇄 얘기는 좀처럼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주말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성 공단 폐쇄 위협을 했습니다.

조선중앙TV를 잠깐 보시죠

▶ 인터뷰 : 조선중앙TV
- "(개성공단이) 외화수입 원천이기 때문에 여기에 손을 대지 못한다느니, 북의 두 얼굴이니 하는 혼나발을 불러대며 우리의 존엄까지 심히 모독에 나서고 있다."

개성공단 운영이 북한에도 막대한 이익을 주기 때문에 감히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뿔이 난 모양입니다.

이게 허풍일까요? 진짜 폐쇄까지 갈까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은 불안불안한 상태에서 오늘도 북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자칫 근로자들이 인질이 될 수도 있지만, 기업으로서는 어쩔 수 없겠죠.

그럼 여기서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옥성석 부회장 연결해 개성공단 분위기 알아보겠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 옥성석 부회장>

1. 아직 개성공단 출입은 자유로운 거죠?

2. 아침 출근도 이상 없었나요?

3.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 근로자들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4. 우리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는 않는가요?

5. 우리 근로자들이 전하는 북한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6. 오늘까지는 입출경이 자유롭다 하더라도, 당장 내일 출입이 금지될 수 있는 거죠?

7.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어제 긴급기자회견을 했는데 다시 한번 하실 말씀 있으면 하시죠.

8.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옥 회장 기업도 타격이 큰 거죠?

개성공단은 불안불안 하지만 아직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된다고 해서 북한의 위협을 단순히 넘길 수는 없을 듯싶습니다.

이 사진을 한 번 볼까요?

지난달 2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중집회 모습입니다.

'찢어 죽이라!' '명령만 내리시라!' 등의 섬뜩한 말들이 등장합니다.

정말 전쟁을 하자는 얘기일까요?

북한 주민 역시 우리처럼 전쟁하자는 사람들과 절대 안 된다는 사람들로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 방송이 전한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이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을 발표하면서 주민들이 핵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평양 주민은 뜻밖에 공포감에 싸여 있다'

'요즘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계속 핵전쟁한다고 위협하니까 겁이 나서 못살겠다'

'평양에서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한다'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에 대해 잘 아는 북한 외교관과 부유층은 미국과 전쟁하겠다는 군부의 판단에 콧방귀를 낀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자살행위라는 겁니다.

그러나 빈곤에 허덕이는 평양 외 주민들은 한판 붙자는 주장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엔 전쟁하자'는 심리가 강하다는 겁니다.

북한 김정은이 진짜 전쟁을 감행할지는 북한 주민들도 확실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유층 사이에서는 만일에 대비해 식품을 사재기하고, 인민폐를 달러로 바꿔 숨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북한 내부 분위기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NK 지식인 연대 김흥광 대표 전화로 연결합니다.

<김흥광 대표>

1. 지금 북한 내부에서 전쟁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주민들이 많습니까?

2. 북한 내 상류층과 빈곤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생각이 다른가요?

3. 사재기 조짐도 있나요?

4. 인민폐를 달러로 바꾸려는 주민도 많다면서요?

5. 비상 대피 훈련은 얼마나 자주 합니까?

6. 사진을 보니 지난 주말에 평양에서 대규모 군중대회가 있었던데 섬뜩한 말들이 많습니다. 거기 나온 주민들은 그 구호처럼 김정은 명령만 내리면 전쟁이라도 할 만큼 충성도가 높나요?

7. 북한의 이런 호전적 행동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까? 4월15일 태양절이 최대 고비가 될까요?

8. 북한이 오늘부터 최고 인민회의를 여는데 핵문제나

김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북한 내 분위기 역시 예사롭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할때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하라고 오늘 군에 지시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대통령
- "군의 존재 이유는 국가와 국민을 위협에서 지키는 것입니다. 군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돌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입니다.

남과 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는 듯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하루 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남과 북의 현실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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