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먼지 천국' 도심 터널…보행자는 '콜록콜록'
입력 2013-03-06 20:00  | 수정 2013-03-06 21:47
【 앵커멘트 】
차를 타고 터널을 통과할 때 매캐한 냄새 때문에 창문을 급히 올리곤 하는데요.
매연과 먼지로 가득한 이 터널을 통과해 매일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황재헌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매연이 가득한 터널 속으로 책가방을 멘 형제 가 걸어갑니다.

이 터널은 매일 학교를 오가는 일상 중의 하납니다.

터널 안 하굣길, 장난치는 학생들은 매연과 먼지구덩이 속에서 군것질도 합니다.

서울 옥수터널과 금호터널에서 매일 벌어지는 광경.


이 터널들은 근처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지 확인해보니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무려 80여 명이 두 터널을 통과했습니다.

▶ 인터뷰 : 권도형 / 중학교 2학년생
- "제가 이쪽밖에 갈 길이 없어요. 매연을 한꺼번에 마셔서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그렇다면, 터널 속 환경은 어떨까. 실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봤습니다.

터널 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황사가 부는 바깥쪽 대기보다 무려 30%가 많은 120마이크로그램대를 기록했습니다.

▶ 인터뷰 : 심인근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 "도로에서 미세먼지의 주 발생 원인은 자동차의 배출가스입니다. 바깥 공기보다 터널 내부에서 미세먼지가 30% 더 높게 나왔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터널을 통과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제가 재보겠습니다. 성인남성인 제가 지나가는데 4분 45초가 걸렸습니다. 어린이나 노약자라면 터널 안 먼지를 5분 이상 마셔야 하는 셈입니다."

때문에 인도와 차도를 차단하는 가림 판이 서울시내 터널 15곳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6곳은 보행자가 적다거나 예산문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기준 / 서울시 성동도로사업소 과장
- "매연 이런 거를 방지하려고 설치의 필요성은 있는데 사실 예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는 뒤늦게 내년에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15억 원이 제때 집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김원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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