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끝난 SBS TV 드라마 ‘대풍수의 주연배우인 이윤지를 만났습니다. 극 중 고생한 반야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2~3년 전쯤 불면증에 심하게 시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피곤한데 거의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마음이 무거웠던 때였죠.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내가 길을 잘 가고 있는 건지 몰랐거든요. 저는 밖에서 사람들과 잘 지내긴 하지만 쉽게 곁을 내어주는 사람은 아니에요. 혼자서 다 챙기려고 하는 스타일인데 문득 ‘내 주위에 사람이 이렇게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회에서 평범하게 사람들과 부딪히는 시간 없이 미친 듯이 작품을 하니 내 생활이 뭐가 뭐인지 헷갈렸던 것 같아요.”
‘대풍수의 반야도 배우 이윤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국운이 쇠한 고려말을 배경으로 권력 주변의 도사들이 난세의 영웅인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대풍수에서 반야는 천한 신분이었습니다. 왕의 아들을 낳았지만 왕후가 되지 못하는 인물. 아들을 잃은 안타까운 엄마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앞을 보고 달려가는 반야는 무섭기도 했지만, 안타까운 생각이 들게 하기도 했습니다.
연기긴 했지만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무섭도록 달려가보니 그 기분이 뭔지 알 것 같긴 해요. 어떤 부분에서는 속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했죠. 실제 저도 만만치 않은 욕심쟁이인데 실생활에서는 반야처럼 해볼 수 없는 거잖아요. 욕심들은 해를 끼칠 수 있으니까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죠.”(웃음)
‘대풍수는 50부작으로 기획됐다가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다. 36부작으로 조정돼 방송을 모두 끝마쳤지만 캐스팅에도 난항을 겪었고,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시청률도 생각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드라마입니다.
PD님 입장에서는 정말 힘 빠질 수 있는 문제들일 수 있었죠. 배우들이 기도도 많이 했고, PD님한테 문자도 많이 보냈어요.(웃음) ‘저희는 행복해요.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요.”
이윤지는 시청률이 낮아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순 없겠지만, 공들인 작품이 시청률이 낮으면 상처가 생깁니다. 특히 이윤지는 조기 종영이라는 아픔도 있습니다. 드라마 ‘맨땅에 헤딩으로 쓸쓸한 퇴장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정성스럽게 지은 밥인데 안 먹으면 서운한 것”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래도 선택은 시청자들의 몫”이라며 이번에는 조기 조영이 아니었다”고 배시시 웃었습니다. 또 독한 캐릭터를 맡아 온갖 고난을 경험한 반야로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하니 환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이윤지는 휴식을 취한 뒤 또 다른 작품으로 조만간 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입니다.
[사진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