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정완진의 The CEO] 영업사원에서 제약회사CEO로.. 연매출 1400억 기업을 일구다!
입력 2013-02-22 08:36  | 수정 2013-02-22 08:38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늘 1등 영업사원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주)의 강덕영 대표. 그는 동료들보다 빠르게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그 모든 것을 뿌리치고 1987년 제약회사 CEO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제약업계는 선진국의 거대 기업들이 포진해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그의 도전을 무모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현재, 강덕영 대표는 당당히 1,400억 원의 다국적 제약 기업을 일궈내며 보란 듯 성공을 거머쥐었습니다. 맨몸으로 부딪쳐 글로벌 기업 CEO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경영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Q.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잘 모르는 사람 중에선 외국계 제약사의 한국법인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유나이티드(United)란 세계적으로 가장 친숙하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수출 목적으로, 처음부터 글로벌 제약회사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회사 이름을 일부러 그렇게 지었어요. 이름이 그렇다보니 외국계 제약사의 한국법인으로 오해하시기도 하지만, 제가 1987년에 직접 창업한 100% 토종 한국 기업입니다.


Q. 첫 직장이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셨다고? 제약업계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 건지?

A. 제가 무역학과를 나왔습니다. 비즈니스를 하고, 물건을 팔고.. 이런 것들이 재미있어보였어요. 그래서 제약회사 영업직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제 첫 직장은 스위스 제약회사 산도스 제약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꼬박 10년을 일했죠...


Q. 신입사원 시절,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A. 제 목표는 1등 영업사원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는 악바리 정신이 있었죠. 또 제 아무리 문전박대를 당해도 찾아가고 또 찾아가면서 영업처를 뚫었습니다. 그때 서러움도 많이 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해보자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항상 웃는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가니 결국은 마음을 열더라고요. 그 때 ‘백전불굴의 정신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그곳에서 10년 가까이 영업을 했고, 어느덧 저는 부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요. 당시 저는 해외영업을 많이 나갔었는데, 밖으로 나가보니 영업사원 출신들이 제약회사 관련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10년 동안 영업을 해왔으니 창업에 도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어린 시절 책상 앞에 ‘사장이 되겠다.는 종이를 써 붙여 놓을 만큼 사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때가 되었다 싶어 과감하게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의약품 수입 도매상을 차렸습니다. 제 첫 창업은 이렇듯 도매상으로 시작했습니다.


Q. 처음 도매상으로 사업을 시작하셨지만, 지금은 직접 약을 연구 개발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물건을 단순히 유통하는 도매상에서 제약회사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도매상을 하고 있던 도중... 문득,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돈을 잘 번다고 하더라도 결국 남의 물건 팔아주는 것밖에는 안 되잖아요. 내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제약회사를 차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연히 주위에선 무모한 도전이라며 많은 반대를 했습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제가, 단순 도매상이었던 제가 제약회사를 차린다는 것은 99%의 실패 확률을 가지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래도 저는 1%의 성공확률이 있으니까 도전해보자 싶었죠. 그렇게 해서 1987년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무역학과를 나오셨다면 사업수완은 있으셨겠지만, 약이라는 건 기술이 필요한 분야인데요. 어렵지 않으셨나요?

A. 당연히 수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제약회사를 설립했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은 막대한 자금과 10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힘든 일이거든요. 국내의 굵직한 대기업도 성공하기 힘든 일이고요. 그래서 저희가 처음 약품을 제조한 것은 ‘제네릭(복제약)이었습니다. 특허권이 만료한 의약품을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법만 알면 손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네릭으로 시작한 사업은 점차 수익이 생겼고, 수익이 생길 때마다 공장에 투자하고, 또 R&D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역량을 길러왔죠.


Q. R&D 투자는 꾸준히 인내하며 투자해야 하는 부분인데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느낌도 들 것 같고요. 어떠세요?

A. 제약회사에서 R&D 투자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투자 없인 성공도 없죠. 그래서 항상 빠듯한 기업 살림 속에서도 저는 R&D에 대해선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말씀하셨다시피 R&D 투자는 꾸준한 인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인데 당장 기업 경영이 어렵더라도 R&D 투자를 줄여서는 안 됩니다. 미래 먹거리가 사라져버리는 것이거든요. 어쨌든 저 또한 R&D 투자를 통해 2010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소염진통제 개량신약인 '클란자CR정'인데요. 그해 그 약으로만 50억 원을 팔았죠.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개량신약 출시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Q. 개량신약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A. 개량신약이란 기존 약물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약간 변형시켜서 기존의 약물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하루에 3개 먹어야하는 약을 1개만 먹어도 되는 의약품으로 바꾼다거나, 부작용이 많은 약을 개선하거나 하는 것인데요. 앞으로 개량신약 종주 제약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수출에도 전력할 것입니다.

Q. 개발하신 약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약이 있다면?

A. 전문의약품도 제조하지만 일반의약품도 제조를 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94년에 출시한 인삼 추출물을 첨가한 ‘홈타민 이라는 제품입니다. 홈(Home)+비타민(Vitamin)에서 따온 제품명으로 집에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비타민제인데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는 것을 캐치해내서 만든 제품입니다. ‘홈타민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힘입어 2000년 5백만 달러 추출기록을 세웠고, 2002년 세계일류문화상품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제 자랑거리라면 자랑거리죠.


Q. 수출 비중이 크신데요. 수출 시장을 뚫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나요?

A. 물론 어려움은 있었죠. 사실 옛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약회사들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독점하고 있었으니까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의약품을 만들어왔다고 하니, 의약품 성능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인식을 깨기 위해 해외에 직접 지사를 설립해 현지 시장을 파악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들어갔죠. 베트남, 미국, 필리핀 등 하나씩 수출 물꼬를 터가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Q. 사업을 하면 여러 가지 굴곡이 있겠지만, 가장 힘드셨을 때가 언제인가요?

A. 사업은 매 순간이 위기입니다. 하루에도 결정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죠.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 CEO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직원들이 제 손에 달려있으니까요. 기억에 남는 위기 상황이라면 1997년 IMF 당시가 떠오릅니다. 많은 제약회사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저는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타 회사에서 구조조정 된 유능한 연구원들을 저희 회사로 영입하고, 단 한 명의 직원들도 해고하지 않고 보듬었죠. 그러니 직원들은 더욱더 회사에 애사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주었습니다. 회사를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당연히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또 기존에 수출 시장을 많이 뚫어놓은 덕분에 환차익도 톡톡히 볼 수 있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말 같습니다.


Q. 사회사업도 열심히 하고 계신데, 그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바가 무엇인지요?

A. 그동안 이렇게 사업의 열매를 맺게 도움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기업이 가져야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국내 및 해외에서 CSR을 하겠다는 것은 저의 중요한 경영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 문화재단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젝트, 의약품 무상 지원, 해외의료봉사,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축제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러한 활동들을 이어가서 사회에 공헌을 해서 국민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Q. 1%의 가능성에 도전하라.. 이런 책도 쓰셨습니다만...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많은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참고 견디며 그 역경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쉽게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또 일이 잘못되면 그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수습하려 하기보다는 남의 탓을 하거나 변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수 있다”고 부딪히고 도전할 때 성공은 어느덧 자신의 앞에 와있을 것입니다. 모든 성공은 긍정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네요. 1%는 인생의 꿈과 희망입니다. 젊은 청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인생에 도전장을 던져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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