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멕시코에 인접한 한적한 시골 마을의 보안관 레이 오웬스(아놀드 슈워제네거)가 FBI 호송 중 탈출에 성공한 뒤 멕시코로 넘어가려는 마약왕 가브리엘 코르테즈(에두아르도 노리에가)를 막아내려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다.
특수기동대(SWAT)와 많은 병력이 투입됐어도 막지 못한 범인을 늙은 보안관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막아낸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이 이야기가 허무맹랑하지 않은 건 이 나이든 보안관이 LA경찰 마약 전담반 요원 출신이기 때문이다.
오웬스는 우리가 알던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풍긴다. 세월이 흐른 만큼 그는 노쇠했다. 그 자신도 알 정도다. 아임 올드”(Im old)라며 나이 먹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고, 현실적으로 다가와 인상적이다.
김지운 감독은 일부러 슈워제네거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주름살을 보여준다. 판타지 속 영웅이 아니라 노쇠했지만 현실적인 영웅의 귀환을 표현해낸 것이다.
겉모습이 나이 들어보인다고 해도 그가 펼치는 액션는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오웬스의 괴력이 그냥 나오는 건 아니다. 동료의 죽음과 마을을 지키려는 마음이 동인이다.
돌아온 액션 히어로. 그를 반가워할 이들이 많을 거다. 초반에 슈워제네거의 액션이 없다고, 또 김지운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 것. 조금 기다리면 슈워제네거와 김지운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할리우드 액션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카레이서 출신인 마약왕 덕분에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도 즐거울 것으로 보인다. 슈퍼카 콜벳 ZR1의 질주도 즐기시라. 107분. 청소년 관람불가. 21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