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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라스트 스탠드’, 터미네이터와 김지운의 절묘한 만남
입력 2013-02-21 15:01 

거침없는 총질이 시원하다. 굉음을 내며 쾌속 질주하는 튜닝 슈퍼카는 또 다른 맛이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강렬한 비주얼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명탄으로 사람을 터트려 죽이는 잔혹함 속에서 시도한 코미디도 새롭게 다가온다.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멕시코에 인접한 한적한 시골 마을의 보안관 레이 오웬스(아놀드 슈워제네거)가 FBI 호송 중 탈출에 성공한 뒤 멕시코로 넘어가려는 마약왕 가브리엘 코르테즈(에두아르도 노리에가)를 막아내려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다.
특수기동대(SWAT)와 많은 병력이 투입됐어도 막지 못한 범인을 늙은 보안관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막아낸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이 이야기가 허무맹랑하지 않은 건 이 나이든 보안관이 LA경찰 마약 전담반 요원 출신이기 때문이다.
오웬스는 우리가 알던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풍긴다. 세월이 흐른 만큼 그는 노쇠했다. 그 자신도 알 정도다. 아임 올드”(Im old)라며 나이 먹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고, 현실적으로 다가와 인상적이다.

김지운 감독은 일부러 슈워제네거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주름살을 보여준다. 판타지 속 영웅이 아니라 노쇠했지만 현실적인 영웅의 귀환을 표현해낸 것이다.
겉모습이 나이 들어보인다고 해도 그가 펼치는 액션는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오웬스의 괴력이 그냥 나오는 건 아니다. 동료의 죽음과 마을을 지키려는 마음이 동인이다.
돌아온 액션 히어로. 그를 반가워할 이들이 많을 거다. 초반에 슈워제네거의 액션이 없다고, 또 김지운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 것. 조금 기다리면 슈워제네거와 김지운 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할리우드 액션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카레이서 출신인 마약왕 덕분에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도 즐거울 것으로 보인다. 슈퍼카 콜벳 ZR1의 질주도 즐기시라. 107분. 청소년 관람불가. 21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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